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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김시종, 어긋남의 존재론 - 트랜스필 총서 1 (양장
저자 이진경
출판사 비(도서출판b
출판일 2019-08-05
정가 26,000원
ISBN 9791189898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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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7

제1장 시인에게 오는 시는 어디서 오는가?
:귀먹고 눈먼 자들의 진실에 대하여 21
1. 화석의 눈짓 23
2. 파멸의 순간을 아름다움으로 오인하는 자들이여! 25
3. 시는 어디서 오는가? 32
4. 멀리, 지평선 바깥을 돌아 38

제2장 재일을 살다, 시를 살다
:심연의 삶이 보낸 편지들 47
1. 삶의 대기, 시의 분위기 49
2. 오, 나는 눈멀고 귀먹었도다! 51
3. 심연, 혹은 지하에서 보낸 편지 55
4. 결별하고 결별하며 가다 59
5. 살다, 재일을 살다 68
6. 존재를 건다는 것 78

제3장 바다의 한숨과 귀향의 지질학
:??니이가타??에서 어긋남의 존재론 85
1. ‘거기에는 언제나 내가 없다’ 87
2. 사건적인 어긋남 89
3. 존재론적 어긋남 92
4. 어긋남의 사유: 시집 ??니이가타??의 편성 99
5. 지렁이에서 번데기로 105
6. 고향의 생물학, 귀향의 지질학 119
7. 바다의 한숨 125
8. 나와 세계의 어긋남 136
9. 존재론적 분단, 혹은 분단의 존재론 145

제4장 없어도 있는 동네의, 아무것도 아닌 자들의 존재론
:??이카이노 시집??에서 긍정의 존재론과 감응의 다양체 155
1. ‘있어도 없는 것’과 ‘없어도 있는 것’ 159
2. 존재의 긍정과 부정 165
3. 아무것도 아닌 자들의 힘 175
4. 수직의 힘과 수평의 힘 182
5. 감응의 다양체 191
6. 재일의 끝, 재일의 경계 203
7. 나날의 깊이와 멍 212
8. 표면의 깊이와 심층 220
9. 상자 속의 삶과 이웃의 존재론 226
10. 그늘진 여름, 어긋남의 감각 233

제5장 사건적 어긋남과 바래진 시간
:??광주시편??에서 사건과 세계의 사유 245
1. ??광주시편??과 ‘광주사태’ 247
2. 사건 이전의 사건 258
3. 사태, 시인의 눈이 가 닿는 곳 253
4. 다짐, 마음속에 다져넣음 256
5. 사태의 전언들 260
저자의 말

《광주시편》의 「바래지는 시간 속」과 《니이가타》가 내 안에서 공명하며 시를 따라갈 단서가 불쑥 솟아올랐다. ‘어긋남’, ‘존재론적 어긋남’이란 말이 시집을 읽는 내 시야를 맴돌았다. 그리고 그 말을 따라 김시종 선생의 시가, 시적 사유가 내게 밀려들어왔다. 그가 빠져 들어간 심연이, “뒤돌아보면 정말 미치지 않고 잘도 살아왔구나 싶다”는 그의 삶이, 그 삶 속에서 그를 사로잡은 깊은 어둠이 시커멓게 입을 벌리며 다가왔다.

그 어둠은 ‘존재’의 어둠이었다. 규정성의 빛이 닿지 않는 어둠, 예측불가능한 힘으로 존재자의 삶을 바꾸어 놓으며 다른 삶으로 가는 출구를 여는 어둠, 어떤 세계 안에 살면서도 항상 그 바깥에 살게 하는 어둠. 존재론의 장소는 빛이 드는 숲속이나 세계가 아니라 그 캄캄한 어둠 속에 있다는 생각이 마치 깨달음처럼 왔다. 그 어둠에 단숨에 끌려들어간 것은 이전에 내가 보았던 어둠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삶을 걸었던 한 세계의 몰락 속에서 빠져 들어갔던 어둠. 생각해보면, 허무의 심연이었던 그 어둠으로 인해, 그 속에서 얻은 물음들 덕에 그동안 다른 삶을 찾아 헤매며 살아왔던 것인데, 존재론을 하겠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눈에 보이는 것만 따라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런 시도가 헛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불온한 것들의 존재론》이나 《코뮨주의: 공동성과 평등성의 존재론》을 통해 시도했던 ‘존재자’의 사유는 ‘존재’를 향해 나아가야 했다. ‘존재자’의 존재론은 ‘존재’의 존재론을 향해 나아가야 했다. 그것은 존재를 사유하려는 것이란 점에서 연속적이지만, 어둠 속을 더듬고 다니며 사유해야 한다는 점에서 세계성을 따라가던 사유와는 상반되는 것이고, 따라서 적지 않은 불연속성을 갖는 것이라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김시종의 시에 대한 책인 것 못지않게 내가 밀고 가고 있는 존재론적 사유의 새로운 변곡점을 담고 있는 책이다.

책 속에서

김시종(金時鐘은 전설적인 시인이다. 살아서 전설이 된 시인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