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은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면 이들의 삶에는 희망이 없는 것일까요?
이 그림책에서는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속에서 그 희망의 씨앗을 찾아냅니다. 지쳐 곯아떨어진 광부 아빠의 가슴에 살며시 손을 대고 세상의 중심을 느끼는 칠레의 파블로, 떠돌이 악단의 연주에 감동해 애써 딴 열매를 기꺼이 건네는 아마존의 파블로, 독재정권에 희생된 친지들을 기리며 불의에 항거하는 시를 쓰는 아르헨티나의 파블로, 폭력을 폭력으로 갚는 일은 결코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가이아나의 파블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통령을 뽑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찌감치 깨달은 페루의 파블로.
세상에는 아주 많은 파블로들이 있어요.
그들은 모두 하나예요.
회전하는 지구와 출렁이는 파도의 리듬에 맞춰
그들의 심장도 똑같이 뛰고 있으니까요.
이 그림책의 지은이 호르헤 루한은 핍박 받고 힘든 삶을 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어린이들이야말로 미래의 주인공이자 세상의 중심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들이 만들어 갈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공정하고 평화로울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작가 키아라 카레르가 그린 그래파이트 연필과 색연필 그림은 거칠지만 섬세한 감성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진흙 속에서 솟아오른 연꽃처럼 거친 삶에서 피어나는 순수한 동심을 묘사하는 그녀의 그림은 소박하면서도 절제된 호르헤 루한의 글과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