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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자연의 해석에 대한 단상들 - b판고전 18
저자 드니 디드로
출판사 비(도서출판b
출판일 2020-01-23
정가 10,000원
ISBN 9791189898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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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철학을 연구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7
자연의 해석에 대하여 9

ㅣ옮긴이 후기ㅣ 자연의 관조에서 자연의 해석으로 161
책 속에서

P. 47~48
우리는 철학을 두 종류로 구분했으니 실험철학과 합리주의 철학이 그것이다. 실험철학은 눈에 안대를 하고 항상 더듬거리며 앞으로 나아가, 손에 집히는 모든 것을 이용하여 마침내 값진 것과 만나게 된다. 합리주의 철학은 이들 값진 것을 수집하고 그것으로 횃불을 밝히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횃불이라는 것보다는, 함께 경쟁했던 실험철학의 암중모색이 더 유용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실험이 거듭될수록 그 폭은 무한히 커지고, 끊임없이 작동한다. 이성이 유추를 찾고자 온통 시간을 쓸 때 경험은 현상들을 찾고자 한다. 실험철학은 앞으로 무슨 일이 닥치게 될지, 연구가 무엇으로 귀결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쉴 새 없이 노력한다. 반대로 합리주의 철학은 어떤 가능성이 중요하고 어떤 가능성이 중요하지 않은지 따져보고, 말을 하다가도 돌연 말을 끊기도 한다. 합리주의 철학은 ‘빛은 분해가 불가하다’고 과감히 선언하지만, 실험철학은 그 선언을 가만히 듣고 몇 세기를 꼬박 침묵하다가, 갑자기 프리즘을 들고 나와 ‘빛은 분해가 가능하다’고 선언한다.

P. 145~147
몇 가지 편견들. 자연에 존재하는 사실들에서도, 삶의 정황에서도 우리가 발을 헛디뎌 빠지게 될 함정이 아닌 것은 없다. 나는 모든 국가에서 양식(良識을 따르는 것으로 간주하는 저 대부분의 일반 공리(公理를 그 증거로 제출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들 한다. 이 말은 조잡한 외관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실이다. 하지만 매일같이 눈에 띄지 않는 차이들을 이해해보려고 전심전력을 기울이는 철학자들은 이 격언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나무 전체에서 똑같은 초록색이 ‘뚜렷이’ 두드러지는 두 잎이 없으리라는 점을 확신하게 될 사람이라면 그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 모든 존재는 눈에 띄지 않는 미세한 차이들을 차례로 거치면서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라면, 시간은 결코 멈추지 않으니 아주 오래 전에 존재했던 형상들과, 오늘날 존재하는 형상들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