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이 책은 기본적으로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답게 속제의 논리에 따라 세속에서 공덕을 쌓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으며 삼계육도를 오가는 중생들의 그침 없는 과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당대의 패자에게 선업을 쌓지 않으면 다음 생은 지옥행이라고 ‘대놓고’ 겁을 주며 엄격한 계율을 따를 것과 선행을 쌓고 지혜를 갖추라고 일갈하는 용수에게서 출가자로서의 엄격함과 당당함을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된다.
‘그런 친구에게 충고의 편지를 받은 왕은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아무리 절친한 사이라지만 떨떠름했을 것이다. 그래도 명색이 전인도의 패자, 남부주의 대왕인데! 그러나 한 점 부끄러움이나 두려움이 없는 용수는 계(戒의 중요성(10, 올바른 식사법(38, 그리고 음욕(21, 25을 다스리는 대치법 등을 거리낌 없이 들려준다.
용수가 절대군주인 자신의 친구에게도 반드시 따를 것을 강조한 이와 같은 ‘철저한 계행, 그 도덕적 생활’이 실제로 우선되어야만 그의 사유를 올바르게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한국 상황에서는 그의 철학적 사유인 중관사상에 대한 이해보다 이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여겨져 이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를 그의 다른 철학적 저작들보다 먼저 우리말로 옮겼다. 그가 강조한 이런 삶을 관통하는 지혜와 복덕으로 이루어진 공덕을 쌓고자 하는 자세만 제대로 배워 갖춰도 “모든 것이 공이다!”는 헛된 단견으로 그의 총체적 사유를 곡해하는 일은 그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몇 가지 중요한 게송들은 다음과 같다.
부정관을 통한 음욕에 대한 대치법을 적고 있는 게송이다.
남의 아내를 눈여겨보지 마십시오. 만약 (우연찮게 눈에 띄었어도
(그 나이에 걸맞게 어머니와 딸과
여동생에 대한 생각[行]을 일으키십시오. (그래도 욕정이 일어났다면
(그 여인의 몸을 이루고 있는 모든 부정(不淨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십시오. (21번 게송
몸의 무상과 그 정수가 없음을 생각하여 탐착하지 않기를 언급한 게송이다.
삶은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