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의 말
본 사전의 기획은 …… 니체의 번역도 다 나오고 해설서도 다양화되고 일본에서의 수용 역사에도 그 나름의 중층성이 나타난 사태를 발판으로 하여 니체를 다각적으로 사전으로서 다루어보자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내가 이 기획을 받아들이게 된 배경에 놓여 있는 것은 첫째, 1980년대와 더불어 점점 더 첨예함을 증대시켜 온 니체의 현실성이다. 이제 니체는 파시즘에 결과적으로 도움을 준 사상가라든가 니힐리즘이나 힘에의 의지, 영원회귀나 초인을 실없이 떠들어댄 광기의 철학자와 같은 이미지로는 더 이상 다 마무리되지 않게 되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현대 서구 문명을 생각하는 데서 중요한 실마리가 되었다. 둘째, 이를 위해서는 일단 니체를 그가 살았던 시대의 맥락으로 옮겨 놓고 재구성하는 작업이 불가결하지만, 이 점과 관련해서 일본에서는 그다지 많은 것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셋째, 니체 수용의 다면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는데, 물론 그것은 우리의 손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다소나마 단서라도 만들어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대강 이 정도가 기획 수용의 배후에 놓여 있었다.”
“그런 까닭에 반드시 니체를 전문으로 하고 있지 않은 분들에게도 감히 공동 편집자의 역할을 맡아 주실 것을 부탁하기로 했다. 현대 사상에 밝은 분들과 독일 19세기의 문화적 맥락이나 니체를 최초로 수용한 시대에 대한 연구 실적이 있는 분들이 그런 분들이지만, 니체 전문가로서 지식을 쌓고 있는 분들이 빠질 수 없음은 말할 것도 없다. 사전을 가능한 한 다양한 관점에서 만들자는 것이 그렇게 한 취지다.
(……
하지만 강단 철학자와 달리 전문 용어만 하더라도 니체의 경우에는 제한되어 있다. 개념사적인 발상에서 접근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또한 수용의 경우에도 항목 선정 단계에서조차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지역이나 문화에 한계가 있다. 니체와 교제가 있었던 인물도 의외로 많다. 니체에게 있어 중요한 유럽의 과거 사상가나 문학자도 상당수에 이른다. 무리라도 하고 싶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