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설 풍속
이 그림책을 보면 노루즈를 맞아 집안을 청소하고, 아이들에게 새옷을 해 주고,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깎는 이란 사람들의 모습이 6~70년대의 우리나라 설 풍습과 흡사해서 친근감이 절로 듭니다. 이란 사람들은 풍요와 은총을 상징하는 금붕어, 아름다운 인생을 의미하는 히아신스 꽃, 새 생명을 상징하는 파랗게 틔운 밀싹, 모든 게 풍성하기를 바라는 마늘,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사과, 합리적인 행동과 사고를 의미한다는 말린 대추야자, 부자가 되기를 기원하는 금화 등 일곱 가지 물품을 식탁에 차려 놓고 새해 소망을 빈다고 합니다.
또 전날 밤에는 자지 않고 깨어 있다가 새해가 되면 코란에 입을 맞추고, 가족들을 껴안고 환호하며 새해 인사를 나눕니다. 우리에게도 섣달 그믐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해서 밤새도록 윷놀이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던 옛 풍습이 있습니다.
이 그림책에는 새해의 첫 시간이 다가오는데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해 애를 태우는 네 아이의 사연과 우리랑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이란의 설 풍습이 실감나게 묘사돼 있어 마치 한 편의 옴니버스영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사랑을 전달하는 나비의 날갯짓, 나비효과!
그리고 무엇보다 감동을 주는 것은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촉박한데도 곤경에 빠진 다른 아이의 안타까운 상황을 모른 척하지 않는 알리와 마리암의 착한 마음입니다. 이들의 선행은 나비효과를 일으켜 새해가 되기 한 시간 전까지도 집으로 가지 못해 조바심치며 초조해 하는 또 다른 아이에게 희망과 기쁨을 선사합니다.
그런데 네 아이가 이렇듯 시간에 쫓기게 된 것은 그들 잘못이 아닙니다. 일찌감치 이발소에 왔지만 어른들한테 순서가 밀려 여태껏 머리를 깎지 못한 아르달란, 새옷을 찾으러 바느질 집에 왔는데 초인종이 고장 나 대문 밖에서 몇 시간째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아르투사, 꽉 막힌 차도에서 자가용 운전자들을 상대로 꽃(히아신스을 파는 알리와 마리암 남매. 무심한 어른들은 아이들의 안타까운 처지를 아랑곳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