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1 늘 가까이에 두고 볼 만한 남성성의 역사 5
추천사 2 이런 남성성, 위험하다!? 11
서문 20
프롤로그 남성성이란 무엇인가? 25
기원전 30세기 ~ 기원전 1세기 폴리스 정치와 영웅주의: 고대 그리스 남성 35
기원전 9세기 ~ 기원전 1세기 동성애: 고대 그리스·로마의 스승-제자 관계 55
기원전 2세기 ~ 5세기 비르투스: 로마인의 전유물인 미덕 73
8세기 ~ 11세기 바이킹 전사: 세계 종말 전쟁을 위해 살다 91
6세기 ~ 13세기 성이 없는 남성성: 중세 성직자의 ‘진정한 남성’ 이론 10 9
8세기 ~ 16세기 아버지를 살해하거나 극복하거나: 중세 부자 관계 12 3
12세기 ~ 16세기 백마 탄 왕자 양성기: 중세 기사 13 9
12세기 ~ 16세기 성기능 장애로 인한 고민: 법정에 선 중세 남자 157
14세기 ~ 17세기 팔방미인: 르네상스와 이상적인 남성 이미지 175
17세기 ~ 19세기 신사 클럽: 예의 바른 남성 19 5
18세기 ~ 20세기 남성이 곧 기계: 산업혁명 이후 노동계급 2 11
19세기 ~ 20세기 제국주의와 남성성 227
20세기 두 차례 세계대전과 남성: 남성의 연약함을 재조명하다 2 41
20세기 ~ 21세기 여권 신장과 남성의 위기 257
에필로그 위험한 남성성 275
감사의 말 282
2013년 1월, 영국 에든버러대학 기숙사에서 나는 역사학 석사과정 첫 번째 학기를 힘들게 마친 후 계속될 진흙탕 싸움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음 학기에 들을 강의 소개서를 살피다 내게는 꽤나 낯선, 그렇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 보이는 수업을 발견했다. ‘중세 유럽 남성성의 역사Medieval Masculinity in Europe’라는 강의였다.
그때까지 나는 학부와 석사 과정을 다 합쳐도 성별(젠더의 역사를 다룬 강의를 들은 적이 없었지만 이후 나는 남성사를 주제로 석사 논문을 쓰고 여성사를 파고들어 박사 논문을 쓰게 된다. 지금 내 연구 분야는 온전히 성별사로 채워져 있다. 십여 년 전 남성성의 역사를 다루는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도 성별사 연구자의 길을 걷지 않았을 것이다.
남성사는 여성사에 비해 늦게 발전했다. 1980년대 이후 서구 학술계에서는 남성사를 연구하는 학자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였으나 아쉽게도 대만에서는 여전히 극소수 연구자만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 남성사를 연구하는 사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서양 남성사에 비해서는 확실히 관심도가 낮았다. 그런 분위기였기에 나는 이 연구 주제를 처음 접하자마자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여성사 연구는 주로 ‘억압’의 관점에서 출발한다. 반면 남성사 연구는 가부장 체제에서 남성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억압을 받았음을 다루는 한편 그 주제가 좀 더 다원적이다. 이 책에서는 모순된 부자 관계, 의복이 남성성에 미친 영향, 남성이 원시적 폭력과 후천적 예절 사이에서 느끼는 괴리감 등 여러 시각에서 남성사에 접근하고자 한다. 사실상 남성이 억압받았다는 묘사가 분명하게 등장하는 사료는 극히 드물다. 그래서 역사가들은 남성 이미지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를 분석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편이다. 나는 이 책에서 ‘남성 또한 억압받았다’는 것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데서 더 나아가 남성이 왜 묵묵히 순응했는지, 시대가 요구하는 조건을 달성하고자 남성이 어떤 노력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