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ONE
역사 교과서의 즐거움은 종종 이렇게 꾸밈없고
무미건조한 데서 비롯된다
18 1. 트럼프 카드에 나오는 국왕 네 명
33 2. 성인(聖人, SAINT의 고단한 삶
44 3. 레이디(LADY는 정말 퍼스트(FIRST일까?
53 4. 중세의 방역 대작전 마스크를 써도 막을 수 없던 흑사병
68 5. 천 년 동안 덮여있던 카드를 소환하다 그리스 · 로마
86 6. 프랑스 역사상 ‘루이’라고 불린 국왕들
98 7. 시공을 초월해도 만날 수 없는 남편 영국왕 헨리 8세
113 8. 러브레터 대항전 나폴레옹 VS 데카르트
125 9. 정치는 좋은 배우자를 골라 결혼하는 것이 최고다
합스부르크 왕가(House of Habsburg
138 10.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링컨에게 과분한 칭찬일까?
151 11. 터키의 잘생긴 국민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Mustafa Kemal Ataturk
160 12. 눈빛을 보니 당신은 낭만적인 사람이었어! 19세기 낭만주의
PART TWO
세상에 지나치게 아름다워 보이는 필터를 씌우면
우리의 생각을 제한하게 된다
176 13. 입맛대로 골라 먹는 ‘인권’ ‘분리하지만 평등’한 인종 차별 정책
188 14. 전쟁하지 않았다면 탄생하지 않았을 발명들 제1차 세계대전 편
201 15. 전쟁하지 않았다면 탄생하지 않았을 발명들 제2차 세계대전 편
219 16. 냉전 이후 태평양의 황금라인 도련(島?
230 17. 냉전 체제 하의 우주 대항해 시대
242 18. 적이 없는 전쟁 베트남 전쟁
255 19. 끝이 없는 전쟁 중동 전쟁
267 20. 당신에게는 테러리스트이지만, 그에게는 자유 투사다
[책을 내며]
기독교의 역사를 알면 세계사의 진상(眞相이 보인다
세계사를 이해하기 위한 비결 중 하나는 기독교의 역사를 아는 것이다. 기독교 역사가 유럽의 역사이자 바티칸에 있는 로마 교황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수많은 사람이 믿는 종교다. 예수의 가르침에는 자비가 넘치고, 가톨릭 세계를 통합하는 로마 교황은 ‘평화’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기독교가 세속적 권력과 얽히게 되면 바로 인간적인 역사로 탈바꿈한다. 특히 ‘신의 대리인’인 로마 교황이 정치와 연관되었을 때는 어마어마한 권력 투쟁의 역사로 바뀌었다. 교황은 카리스마와 권위, 나아가 거대한 부를 소유했고, 그 힘을 이용해 폭력 행사를 마다하지 않는 국왕과 귀족을 상대해왔다. 그 중에는 그레고리오 7세처럼 황제를 굴복시킨 교황도 있고, 나폴레옹에 의해 감금당하는 비극을 맞은 비오 7세 같은 교황도 있었다.
중세 시대의 로마 교황은 황제와 국왕 위에 있는 지배자였고, 유럽의 역사는 교황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쟁의 역사였다. 교황, 황제, 국왕이 서로 경쟁했으며 16세기에는 프로테스탄
트가 교황에게 반기를 들었다. 과학이 진화하면서 국왕도 민중도 교황을 떠나갔다. 프랑스 혁명은 반가톨릭 운동이었고, 민주화와 근대화가 진행될수록 교황은 반근대의 상징이 되었다. 교황에게 거리를 두게 되면서, 정교분리를 택한 근대 국가가 형성되었다.
그 후 교황의 지위는 땅에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교황의 중요성을 다시 주목하는 것은 여전히 교황이 가톨릭의 통합자이며, 유구한 역사를 짊어지고 왔기 때문일 것이다.
로마 교황보다 오랜 역사를 가졌던 로마 제국 황제나 고대 중국 황제는 옛날 옛적에 멸망했다. 교황과 격전을 벌였던 신성 로마 제국(독일 황제와 프랑스 국왕의 모습도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 거의 이천 년에 달하는 교황과 엇비슷한 역사를 가진 존재는 일본의 천황가 정도지만, 교황은 천황가와 달리 국제적 위상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로마 교황 같은 구심력을 가진 종교적 존재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