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조각 알록달록 빵, 그리고 탄 빵 한 조각!
이런! 거북이 빵이 타 버렸네요. 거북이는 어쩔 줄 몰라 하며 탄 빵을 들고 자리로 돌아갑니다. 모두 여섯 친구들 가운데 세 번째로 빵을 구우러 갔지만, 맨 꼴찌로 자리에 앉습니다. 그마저도 까맣게 타 버린 빵을 들고서 말이지요. 그 사이에 친구들은 자기 빵을 잘라 여섯 접시에 골고루 담았습니다. 참 먹음직스럽네요.
이번엔 거북이 빵 차례입니다. 까맣게 타 버린 거북이 빵도 한 조각씩 여섯 조각으로 잘라 접시에 담았습니다. 음, 까만 빵이 있어서 좀 먹음직스럽진 않지만, 검은 빛깔이 들어가니까 빛깔만은 참 예쁘네요. 친구들은 조각 난 빵들을 맛있게 먹습니다. 부스러기 하나 안 남기고 맛있게 맛있게!
이나래 작가의 첫 책 <탄 빵>입니다. ‘잘 익은 빵’도 아니고 ‘먹음직스러운 빵’도 아니고, 잘 팔렸던 ‘구름빵’은 더더욱 아닌 새까맣게 ‘탄 빵’을, 작가는 왜 독자 여러분께 봉지째 선물하고 싶어 할까요?
탄 빵을 바라보는 참 따뜻한 눈길!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하는 일마다 느리고 서툴지요. 그런 일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날마다 이어집니다. 바로 이 책에 나오는 거북입니다. 거북은 아침마다
빵을 태우나 봐요. 몸이 느려서 빵을 늦게 넣고 늦게 빼는 것이죠. 그러니 날마다 태울 수밖에요. 게다가 고집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잘해 보려고 날마다 애를 쓰지요. 그렇지만 타고난 느림보가 토끼는 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날마다 빵을 태웁니다. 이 지점에서 작가의 따뜻한 눈이 빛을 발합니다.
우리는 보통 거북이 빵을 태운다면 어떻게 도와주려 할까요?
처음부터 빵을 굽지 않게 배려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만히 자리에 앉게 하고, 몸이 빠른 토끼더러 하나 더 굽게 하는 것이죠. 다른 방법이라면 거북이 스스로 빵을 굽되 알맞은 시간이 되면 옆에서 빵을 빼 줄 수도 있습니다. 어떤가요, 괜찮은 방법인가요?
네,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새로운 제안을 합니다. 탄 빵을 함께 나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