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를 지키려는 코끼리와 상아를 이용하려는 인간의 대립과 화해를 통해 공존을 모색하는 3부 드라마
대부분의 그림책이 단순하게 하나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나의 상황이나 사건을 다루는 것과 달리, ‘코끼리와 피아노’는 ‘공존의 여정’을 시작부터 중간, 끝까지 단계적 서사와 그에 따른 드라마틱한 시공간의 변화를 담은 3부 구성으로 보여 줍니다. 코끼리 엄마와 인간인 아들의 첫 공존이 시작될 때는 ‘영유아기-아동기-청소년기’의 순수함을, 공존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때는 ‘성년기-중년기’의 물질적 욕망과 영악함을, 시간이 흘러 다시 공존의 상태로 돌아왔을 때는 ‘노년기’의 느긋함을 캐릭터와 서사에 녹여냅니다. 공존의 과정을 인간의 생애 주기별 변화에 절묘하게 빗대어 표현한 깊고 섬세한 스토리 진행은 공존의 주체인 두 주인공의 정서에 더 깊이 몰입하게 만들어 줍니다.
1. 코끼리와 상아나무_ 엄마, 상아를 다 심어서 숲을 가꿀래요.
어느 날 사막 한가운데 놓인 아기는 반딧불이의 빛을 따라 아장아장 걷다가 코끼리와 마주칩니다. 코끼리의 거대한 몸집에 겁먹은 아기는 ‘으앙’ 하고 울음을 터뜨리지만, 새벽녘 추위에 코끼리의 품을 파고들며 이들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아기의 엄마가 된 코끼리는 아기에게 노아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노아를 사랑으로 키웁니다. 노아가 쑥쑥 크는 동안 코끼리의 상아도 큰 나무로 자라고, 울창한 숲을 이루어 노아의 놀이터가 되어 줍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아가 상아나무 위에서 뛰어내리는 바람에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일이 발생하고, 며칠 후 부러진 나뭇가지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모습을 본 노아는 코끼리의 상아를 잘라 땅에 심습니다. 시간이 흘러 상아나무 숲이 울창해지자 동식물이 모여들고, 노아는 코끼리를 타고 매일 숲을 거닐며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냅니다.
2. 코끼리와 피아노_ 상아로 피아노를 만들어 팔면 큰돈을 벌 수 있대요.
노아가 스무 살이 되던 해, 도시에서 온 이방인이 단단한 상아나무로 피아노를 만들어 팔자는 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