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태양과 멀어 그만큼 춥고 어두운, 식물이 거의 자라지 않는 행성.
이곳의 정식 명칭은 ‘먼지 행성’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쓰레기 별’이라 부른다.
--- PP.6-7
나는 쓰레기 종량 캡슐에 담겨 이곳에 버려졌다.
버려진 내가 버려진 깜이를 주웠다.
난 버려졌지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저 두 사람이 나를 주웠으니 말이다.
---PP.18-20
츄리: “회로에 아예 불이 들어오지 않아.”
나오: “결국 이곳은 이렇게 버려졌군.”
츄리: “우리처럼.”
리나: “관리인이 이곳에 있는 걸 아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죠?
퇴직과 이주 과정을 진행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너무 폭력적이고 일방적이에요!”
--- PP.117-118
리나: “왠지 그 아저씨 믿음직하지 않았어요.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츄리: “리나, 지킬 수 없는 약속도 있단다.
그동안 진 씨가 늦은 적은 있어도 우리에게 안 온 적은 없잖니.
타이밍이 어긋났을 수도 있지.
지난 시간을 모두 나쁘게 볼 필요는 없어.”
--- PP.120-121
나를 태운 이 우주선이 깜이의 몸으로 날고 있다.
“그르릉… 그르릉… 그르릉… 그르릉…”
나는 입력된 목적지를 따라
깜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진동하듯 어둠 속을 나아갔다.
--- PP.12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