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어떻게 춤을 추니?”
“내가 추고 싶은 대로 이렇게!”
‘넌 어떻게 춤을 추니?’라고 묻자 나이와 인종, 직업이 모두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느낌대로 춤을 춥니다. 아주머니는 손가락을 까딱까딱, 이모는 온몸을 둠칫둠칫, 아이는 고장 난 로봇처럼 삐걱삐걱! 그런데 단 한 사람, 남자아이는 절대로 춤을 추지 않습니다. 춤추는 사람들 사이에 꼿꼿하게 선 채 춤추기를 거부하지요. 다른 사람 앞에서 춤추는 것이 부끄럽거나 낯설거나 어렵게 느껴져서 일까요? 티라 헤더 작가는 아이의 이런 마음을 헤아려 춤추는 것을 재촉하거나 강요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춤을 보고 듣고 느끼게 하면서 친밀감을 먼저 형성하도록 하지요. 현실에서 자기표현이 서툰 아이도 책 속의 인물들과 감정을 소통하며 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도록 말이에요.
세상에 하나뿐인 춤을 완성하는 내면의 리듬
눈을 찡긋, 발가락은 꼼지락, 엉덩이를 실룩! 이런 작은 움직임부터 시도해보세요! 단순한 움직임은 깊이 잠들어있던 몸 곳곳의 감각을 깨우고 내면의 욕구에 귀 기울이게 합니다. 자신이 어떤 감정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 알게 되면 몸은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면서 춤이 됩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잠시 쉬는 동안, 심지어 물건을 고르면서도 춤을 추게 될 거예요. 현란한 기술이 없어도 괜찮아요. 그냥 되는대로 이쪽저쪽으로 움직이다 보면 나만의 창의적인 춤이 완성된답니다! 깜짝 놀라면 깜놀 춤이 되고, 낙서하면서 춤을 추면 낙서 춤, 배를 불룩 내밀면 똥배 춤이 돼요. 그런데 ‘꼼짝마 춤’은 무엇일까요? 작가는 춤을 추지 않는 남자아이에게 꼼짝 않고 서 있으니 꼼짝마 춤을 추고 있다며 친절한 용기를 줍니다. 이런 따뜻한 기다림과 춤의 매력 덕분인지 아이의 마지막 장면은 놀라운 반전이 됩니다.
감정을 긍정적으로 순환시키는 그림책
책장을 넘기면 더욱 자유롭고 다채로운 동작들이 왼쪽 화면에서부터 오른쪽까지 이어지도록 배치되어 있습니다. 몸짓이나 표정의 생동감을 배가시킨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