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마주한 아이들이 오히려 아프지 않은 이유
작가가 전하는 단단한 위로!
독깨비 67권. 이혜령 작가의 첫 단편집 『복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에는 상처의 결도 아픔의 정도도 모두 다른 아이들이 등장한다. 작가가 오랫동안 내면에 품고 위로하며 위로받았던 존재들이다.
작년에는 괴롭히고 올해에는 괴롭힘당하는 아이, 고통을 참아내야만 하는 실험견과 학대당하는 아이, 상황과 감정을 들키지 않기 위해 거짓말하는 아이, 동생이 죽은 날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 체육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약한 친구가 다치길 바라는 아이.
작가는 다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애써 외면하고 티 내지 않으려 꼭꼭 숨겨 둔 상처를 스스로 들여다보게 한다. 친구, 부모님과의 갈등, 가정폭력, 죽음에 대한 죄책감 등 결코 가볍지 않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한 아이들은 작가의 응원을 받아 저마다의 방식으로 조금씩 단단해지는 법을 배운다.
상처에도 적절한 타이밍이 있는 법!
미움, 증오, 죄책감 등
방치할수록 다양한 감정의 이물질로 곪아가는 상처
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존재를 온전히 헤아리고 이해하는데 서툴러 화해의 과정도 더디다. 그래서 삶과 밀착된 관계에서 주고받은 상처가 때로는 위로받지 못한 채 방치되어 지독한 흉터를 남기기도 한다. 작가는 의미 없이 내뱉는 한 마디의 사과나 위로가 아닌, 진짜 이해와 화해를 위해 다양한 상황 앞에 인물들을 데려다 놓는다.
약한 존재와 강한 존재의 경계가 뚜렷했던 대립 관계가 속절없이 허물어지면서 비로소 서로를 가까이 들여다보게 되는 「복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 아픔과 슬픔을 참고 견디는 것이 ‘용감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사실은 내면의 외로움과 두려움의 크기를 키우고 있던「내 이름은 환타」와「일요일 오후 다섯 시 그림자가」, 우승 경쟁 앞에서 무력해지는 아이들의 우정과 양심을 그린「타이밍」, 거짓말로 자신을 지켜온 관우가 진실을 통해 세상을 받아들이고 나아가는 「거짓말」.
이렇게 아이들이 꺼내놓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