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왜 화장실을 연구하는가?/왜 화장실 전쟁인가?/포스트-젠더 사회?/젠더화된 조직을 관계 이론으로 접근하기/약속과 계획
1 / 화장실을 정치화하기
사적 욕실에서 (모종의 공중화장실로: 1880~1905 / 직장의 수세식 화장실 한 곳에서 두 곳으로: 1880~1920 / 준 공중화장실에서 공공 편의 시설로, 그리고 다시 회귀: 1905~1970 / 분리된 공간에서 동등한 공간으로의 기록: 1945~1995 / ‘화장실 정치’라는 숨겨진 특권
2 / 화장실 설비의 전문화
“적절한 공중화장실 제공은 공리적이다” / “의료인, 건축가, 배관공은 모두 배관 시설이 과학임을 알고 있다” / “양질의 배관 시설은 건물의 가치를 높인다” / 젠더의 제도적 성취의 첫 번째 요소: 제도적 유동성
3 / 화장실 규제
“화장실이 없다” / “신체가 모든 사생활 보호 권리 중에서도 가장 신성하고 의미 있다” / “너무 분노한 나머지 몸이 아프기까지 했다” / 젠더의 제도적 성취의 두 번째 요소: 체화된 정동
4 / 화장실에 반대하기
“대대적인 배관 곡예” / “가짜 접근성 문제를 지어내다시피 하다” / “아예 건물을 완전히 밀어버리고 새로 지을 여유가 있다면” / 젠더의 제도적 성취의 세 번째 요소: 물질적 관성
5 / 화장실의 영향력
“별로 중요하지 않은 고려 사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 “우리가 외우고 또 외운 주문은 ‘설계 우선’이었습니다” / “사람들이 무엇에 반응할지는 절대 알 수 없으니까요” / 젠더의 제도적 성취의 네 번째 요소: 담화 회로
6 / 화장실을 변신시키기
“변화를 꺼리는 의지야말로 그 기관을 일류로 만들어줍니다” / “우리의 진보적 평판을 고려하면, 논리적인 다음 단계죠” / “최소한에 안주한다면 과연 ‘톱 10’ 대학이라 할 수 있을까요?” / 젠더의 제도적 성취의 다섯 번째 요소: 조직적 네트워크
결론
젠더화된 조직의 관계 이론을 향해 / 젠더의 관계 사회학을 향해 / 하지만 우리가 더 나
인류 역사상 가장 정치적인 공간, 화장실
‘화장실 논쟁’에 사회학으로 답하다
2022년 3월 성공회대학교에 이어 12월 카이스트에도 ‘모두를 위한 화장실’(또는 ‘모두의 화장실’이 설치되었다. 모두를 위한 화장실은 장애인이나 성소수자, 성별이 다른 활동 지원인이나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등 다양한 젠더와 몸을 가진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표지판에 성별 구분을 없애고 넓은 공간 안에 여러 편의 시설을 갖춘 개별 화장실을 말한다. 준비 단계부터 찬반 양측의 관심이 뜨거웠던 이 화장실은 설치 이후에도 지자체에 폐쇄 명령을 요청하는 민원이 접수되거나 반대 시위가 열리며 그야말로 ‘화장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찬성 측에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하며 구성원들의 필요를 반영하기 위해 모두의 화장실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 측에서는 불법 촬영을 비롯한 성범죄 가능성을 우려하며 모두가 아닌 ‘소수만을 위한 화장실’을 설치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한다.
이 같은 ‘화장실 논쟁’에 사회학적으로 답을 찾아가는 책 《화장실 전쟁》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책 속에서 미국 공중화장실이 설치되고 개조되는 동안 오간 이야기는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는 ‘화장실 전쟁’과 놀랍도록 비슷하다.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젠더, 섹슈얼리티, 사회적 불평등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저자 알렉산더 K. 데이비스는 기록으로 남아 있는 200년 가까운 미국 공중화장실의 역사를 살펴보고 화장실을 둘러싼 조직 내 의사 결정권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현대적인 담론을 포착하여 화장실을 만드는 이들이 공중화장실을 경유해 젠더 질서를 형성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최초의 공중화장실부터 최첨단 화장실까지
200년 가까운 미국 공중화장실의 역사
19세기 후반 배관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내 수세식 화장실이 생겨났다. 그와 동시에 배관 및 건축 기술자들은 위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며 화장실의 시장 가치와 그들의 직업적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 위생은 미국이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