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을 가로막는 벽을 깨고, 꿈을 이루러 떠난 변기의 모험
물을 좋아하지만, 좁은 화장실 안에 갇혀 있어야만 하는 변기 똥글이. 가만히 기다리다 보면 언젠간 물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낡은 집에는 이미 물이 끊긴 지 오래되었다. 벌컥! 문을 박차고 집 밖으로 나온 똥글이는 동물 친구들의 도움으로 비도 만나고, 강도 만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맡긴 채, 두둥실 두둥실 떠내려가는 똥글이. 이대로 흘러가다 보면 어디에 닿을까? 과연 똥글이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변기의 신나는 모험』의 특별한 점은 원래는 움직이지 못하는 ‘변기’라는 캐릭터가 주체적, 적극적으로 자신의 행복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다. 항상 고정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가 자신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떠나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아이들 또한 자라나면서 스스로 선택하고 나아가야 할 수많은 선택지를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두려움을 이기고 떠날 용기를 가진다면, 변기 똥글이처럼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음을 알려 주는 그림책이다.
■ 공간의 변화를 한눈에 드러내는 구성과 색을 통한 감정의 묘사
이 책은 치밀하게 계획된 구성을 살펴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먼저 앞 면지와 뒤 면지의 색이 각각 초록색과 파란색으로 다르다. 변기의 모험이 시작되는 숲에서 도착지인 바다를 면지의 색깔이 대변해 준다. 또 책의 진행에 따라 그림의 시선이 좁은 공간에서 넓은 공간으로 점차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도입부는 변기 똥글이 위주로 그려졌다면 모험이 진행될수록 시선은 점차 숲으로, 강으로, 바다로 넓어진다.
색의 변화를 통한 캐릭터의 감정 묘사 또한 뛰어나다. 모험을 떠나기 전 화장실에 갇힌 우울한 감정은 노란 계열의 색들로, 모험을 시작하고는 알록달록 다양한 색으로 들뜬 똥글이의 마음을 표현한다. 길어지는 모험에 지치고, 아쉬울 땐 해질녘 붉은 노을로 쓸쓸한 마음을 대변해 주며, 까만 밤 풍경을 통해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의 막연하고 불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