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구도와 강렬한 색감이 빚어낸 아름다운 미장센
<빨간 모자의 숲?은 과감한 구도와 강렬한 색감으로 고전동화를 새롭게 해석해 온 최정인 작가의 창작 그림책입니다. 때론 섬세하게, 때론 과감하게 그림책의 익숙한 틀을 깨며 만들어낸 아름다움 미장센들. 그리고 아이의 내면을 투영해낸 듯 세심한 붓끝이 빚어낸 개성적인 주인공은 원작을 잊게 할 만큼 매력적인 작품을 탄생시켰습니다.
숲은 금기의 영역이자 치유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중적입니다. 늑대는 아이의 무의식 속에 잠들어 있던 두려움을 상징합니다. 아이가 쓰고 있는 ‘빨간 모자’역시 아이가 느끼는 두려움의 감정을 대변합니다. 그렇지만 원작의 ‘빨간 모자’와 달리 [빨간 모자의 숲]의 주인공은 숲에서 혼자만의 힘으로 그 모자를 벗어던집니다. 아이가 늑대를 껴안고 바람처럼 숲을 내달리는 장면, 아이의 머리에서 빨간 모자의 실타래가 풀려나가는 장면은 독자들에게 결코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합니다. 거친 흑백의 선들로 완성한 늑대와 검은 캔버스 위에서 선명한 빛을 발하며 풀어지는 빨간 실타래가 만들어내는 상징성은, 최정인 작가가 "두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용감한 소녀들에게"그림으로 전하는 가장 진실한 위로의 메시지입니다.
내면아이와 함께하는 ‘초록 숲’으로 초대하는 시인의 해석
아이들은 꿈을 꾸면서 성장합니다. 그것이 비록 쉽게 깨져버리는 환상일지라도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꿈꾸기를 멈추는 순간, 아이의 성장도 끝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두려움은 그 대상이 다를 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감정입니다. 두려움은 두려움을 먹고 자라고, 그런 어두운 감정들이 쌓이면 심리적 고착이 형성됩니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에는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만들어낸 ‘내면아이’(inner child가 존재합니다. 우리의 무의식 속에 살고 있는 내면아이는 한 사람의 인생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자아이기도 합니다. 고통과 괴로움, 두려움과 상처 없이 자라는 영혼은 없습니다.
그러나 트라우마의 근원을 알고 있다면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