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의 ‘보통 사람’, 평범하고도 특별한 이들의 사랑이 시작된다
2016년 캐나다 총독문학상 그림책 부문 Finalist
턱없이 부족한 시설보다도, 장애인을 진정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어쩌면 자신을 ‘도움이 필요한 특별한 존재’로만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시선인지 모릅니다. 더 많은 비장애인들이 이를 인지하고 장애인을 ‘나와 조금은 다르지만 지극히 평범한 이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장애인들도 비로소 맘 편히 일상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플로랑스와 레옹》은 바로 이런 ‘평범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장애인’에 눈길을 주는 책입니다. 2016년에 캐나다 최고의 문학상인 ‘총독 문학상(Governor General’s Literary Awards’ 그림책 부문 Finalist에 오른 이 책은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살고, 사랑하고, 성장하는 장애인들의 일상의 한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폐 장애를 안고도 수영강사 일을 거뜬히 하며 살아가는 플로랑스와 시각 장애를 안고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보험 중개업을 하는 레옹. 이 두 사람은 어느 날 길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를 알아가며 사랑의 감정을 싹틔웁니다.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사는 두 장애인이 지극히 평범한 방식으로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담백하게 담아냄으로써, 《플로랑스와 레옹》은 역설적으로 장애인들에게 이토록 평범한 삶이 얼마나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한 토막의 이야기는 ‘두 명의 장애인’ 이야기이기 이전에, 능청스럽고 유머러스한 키 큰 남자 레옹과 솔직하고 호기심 많은 명랑한 여자 플로랑스라는 ‘두 평범한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무심하게 자신들의 장애를 털어놓고 이를 매개로 대화를 이어가는 이 두 사람의 하루를 지켜보노라면 우리는 평범한 사실 하나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바로 우리 곁의 장애인의 삶이, 그리고 그들의 장애가, 사실은 비장애인의 그것과는 ‘아주 조금 다른 점’일 뿐이라는 사실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