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야구할래!”
지루했던 일상을 벗어나 짜릿한 야구의 맛에 빠지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에 푹 빠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들이 켜켜이 쌓여 오늘날의 우리를 완성하였습니다. 우리 아이들 역시 그러한 경험을 하나둘 겪어 나가는 중이지요. 만화에 빠지거나, 축구나 수영 같은 운동에 빠지거나, 그림이나 음악에 빠지게 되는 것 모두 같습니다. 충분히 뜨거워져 보는 경험, 이것은 아이들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담금질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무언가에 빠져 한껏 뜨거워졌던 추억은 오래도록 삶의 자양분이 될 테니까요. 《야구쟁이》는 어린 독자들에게 그런 뜨거운 경험을 나누고자 만들어진 그림책입니다.
친구들이 가득한 학교로 가는 길은 발걸음이 가볍지만,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발걸음이 무거운 ‘찬이’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찬이는 어느 날 우연히 만나게 된 야구 때문에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 눈을 감으면 야구의 한 장면이 떠오르고, 야구 게임, 야구와 관련된 책에 무섭게 빠져들게 됩니다. 찬이의 일상이 야구로 인해 변하기 시작한 거지요.
“찬이야! 준비됐니?”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야구하기 딱 좋은 날
찬이는 그렇게 낮이고, 밤이고 혼자만의 야구를 이어 갑니다. 엄마와 약속한 야구 게임 시간이 끝나자, 이번엔 상상 속 야구 대회를 엽니다. 우주 최강 팀, 그리고 찬이 팀의 경기입니다. 찬이는 투수왕이 되고, 홈런왕이 되지요. 그러나 날아오는 공을 지구 밖으로 쳐 낸 순간, 한밤중 야구 대회는 끝이 나고 맙니다. 집 안을 뛰어다니는 찬이 때문에 이웃집에서 항의 전화가 왔거든요.
다음 날, 아빠는 찬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섭니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시원한 날입니다. 바람 따라 풀 냄새가 나고,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가 청량하게 들리는 곳입니다. 야구하기 딱 좋은 날, 딱 좋은 장소였지요.
잠시 후 아빠의 공이 시원하게 날아왔지만, 공을 잡기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야구를 해 본 건 처음이었으니까요. 찬이는 이마에 송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