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고 안고 귀기울이는 공간, 학교
“나도 학교가 굉장히 재미있어서 다니는 건 아니니까.”
“나도 우리 학교를 아직 제대로 다 둘러볼 기회가 없었어.”
-《기타 등등 동아리를 신청합니다》 본문 중에서
코로나 이후 학교는 어린이들에게 이전보다 지루하고 답답하고 모호한 공간이 되어 버렸다. 소풍이나 운동회 체험학습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은 줄어들고 반복적인 정규 수업만이 남은 학교. 학교라는 일상적인 공간에 어린이들은 과연 어떤 것을 채우고 싶어 할까?
《기타 등등 동아리를 신청합니다》는 코로나로 잊고 있었던 학교의 역할과 기능을 환기시킨다. 어린이 스스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하는 공간, 어린이들의 엉뚱한 제안에 귀기울여 주는 어른들이 있는 공간, 하찮고 사소한 것을 소중히 여겨 주는 공간이야말로 학교가 진짜 해야 할 몫이 아닐까? 11인의 주인공들이 그리는 학교의 모습, 바라는 동아리의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일까?
어린이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정해진 선택’이 아니라 ‘새로운 질문’이다. ‘네가 원하는 건 뭐야?’라고 말을 걸어 주는 책이다. -임율이(초등교사
구속과 혐오를 극복하는 어리지만 단단한 마음들
“내가 뭐든 엎기도 하고, 쏟기도 하고, 가만 못 있는 건 맞아. 하지만 내 몸이 나도 모르게 그러는 걸 어떡해.”
“매미껍질, 새알껍데기, 도토리. 작지만 소중해. 어른들은 지저분하다고 내가 모은 걸 자꾸 버려.”
“도대체 쓸 데 있다, 없다의 기준이 뭔데? 떠올리고 만들고 망치고 다시 떠올리고 그 자체가 재밌는데.”
“노키즈존이라 못들어 간대. 우리는 무조건 뭔가 깨뜨릴 것 같나? 분위기 망치거나?”
-《기타 등등 동아리를 신청합니다》 본문 중에서
어린이를 향한 어른들의 크고 작은 구속은 시대를 막론하고 늘 있어 왔다. 하지만 저출산 시대로 접어들면서 어린이는 사회적 소수자이자 약자로서 혐오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뭐든지 빨리 하고, 필요한 말만 하고, 조심성 있게 얌전하게 행동하고, 부지런하게 공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