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이유, 그걸 알고 나면 서로 통하는 마음
이 책은 성격은 까칠하지만 누구보다 마을을 걱정하고 아끼는 용감한 꼬꼬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꼬꼬 할아버지 모습은 왠지 낯설지가 않습니다. 동네에 또는 집안에 이런 분들 한둘은 꼭 있을 법합니다. 꼬꼬 할아버지의 까칠함 때문에 펼쳐지는 불편한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은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 줍니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증명된 견고한 가치를 꽉 막힌 고루함으로, 새롭고 자유로운 생각과 방식을 일을 그르치는 치기로 평가절하하며 서로 맞설 때 세대는 단절됩니다.
작가는 이러한 세대 간의 단절을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서 꼬꼬 할아버지를 그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몇 년 전 연세 많은 아버지가 크게 아프셨는데, 그런 와중에도 아버지는 무슨 일을 하든지 계속 잔소리를 늘어놓으셨다고 합니다. 아프시니까 평소보다 조금 더 귀담아 말의 내용을 들었는데, 가만 듣다 보니 목소리만 클 뿐 모두 자식에 대한 걱정뿐이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작가는 아버지와 연세가 비슷한 분들이 말씀하시면 저절로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또 어르신들에 대해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을 주민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꼬꼬 할아버지의 잔소리 역시 마을 주민 모두를 아끼고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꼬꼬 할아버지가 단번에 여우 털을 알아보고 대처하는 장면에서는 노인이 지닌 혜안과 노련함에 대해서도 잘 보여 주는데, ‘노인은 걸어 다니는 박물관’이라는 말처럼 경험에서 우러나는 지혜의 가치를 떠올리게 합니다. 무엇보다 꼬꼬 할아버지에게는 할아버지가 아무리 무뚝뚝해도 그저 믿고 자랑으로 여기는 사랑스러운 손자가 있습니다. 가족을 걱정하는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 곁에서 늘 할아버지를 응원하는 가족의 모습. 작가는 생각의 차이, 그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은 바로 가족의 따뜻한 사랑과 응원임을 잊지 말자고 전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