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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난파된 정신 (정치적 반동에 관하여
저자 마크 릴라
출판사 필로소픽
출판일 2019-09-30
정가 16,000원
ISBN 979115783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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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난파된 정신

1부 사상가들종교를 지키기 위한 전투내재한 종말
아테네와 시카고

2부 흐름들루터에서 월마트로 마오쩌둥에서 성 바울로

3부 사건들2015년 1월, 파리

|후기| 기사와 칼리프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역사의 반동과 난파된 정신
책 속에서

반동주의자들은 보수주의자가 아니다. 이것이 그들에 관해 가장 먼저 알아두어야 할 점이다. 그들 역시 혁명가들 못지않게 나름대로 급진적이며 역사적 상상의 산물들에 단단히 사로잡혀 있다. (11쪽

반동의 정신은 난파된 정신이다. 다른 사람들은 늘 원래 모습 그대로 흐르는 시간의 강물을 보지만, 반동주의자들은 천국의 파편 더미가 눈앞에서 둥둥 떠내려가는 것을 본다. 반동주의자는 시간의 망명자다. 혁명가의 눈에는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찬란한 미래가 보이며 그 미래에 감전된다. 지금 시대의 거짓말에는 아랑곳도 하지 않고 온갖 광채를 발하는 과거만을 바라보는 반동주의자 역시 그런 과거에 감전된다. 반동주의자는 자기가 적수보다 더 강력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느낀다. 왜냐하면 자기는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의 예언자가 아니라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의 수호자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것이 반동 문학에 면면히 흐르는 그 기이하게도 신명 나는 절망감, 그 선명한 사명감을 설명해준다. (13쪽

그리고 우리 시대의 반동주의자들은 노스탤지어가 강력한 정치적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쩌면 노스탤지어는 희망보다 더 강력할지도 모른다. 희망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노스탤지어는 퇴치불가다. (14쪽

나는 20세기 정치사상가들의 상상력과 이념 운동을 구체화한 색다른 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 힘은 바로 정치적 노스탤지어였다. 노스탤지어는 프랑스 혁명 이후 유럽 사상에 흐린 안개처럼 내려앉았고 여태껏 결코 완벽하게 걷힌 적이 없다. 노스탤지어는 특히 ‘우리가 아는 바로 그 문명의 종말’이라는 절망감을 자극한 1차 세계대전의 여파 속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이 절망감은 1789년 이후 혁명 반대자들이 느꼈던 감정과 거의 다를 바 없었다. 2차 세계대전, 폭로된 유대인 대학살, 그리고 핵무기의 배치 및 뒤이은 확산 이후 그 절망의 고통은 오로지 강도를 더해갈 뿐이었다. 이 연이은 재앙은 설명이 절실했다. (16-17쪽

사람들은 어째서 여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