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과 프랑스혁명이라는 이중혁명
1962년에 출판된 <혁명의 시대>는 19세기의 첫 번째 국면인 산업 자본주의의 등장을 다루고 있다. 홉스봄은 산업 자본주의가 승리한 이유를 이중혁명, 즉 산업혁명과 프랑스혁명에서 찾는다. 18세기 유럽은 농업과 절대주의가 지배하고 있었다. 이 중세적 구조의 산업(경제 부분은 산업혁명이, 정치 부분은 프랑스혁명이 균열을 냈다는 것이 일반적인 역사 해석이다. 홉스봄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산업혁명은 단순한 산업 일반의 발전을 이끈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산업’의 승리를, 프랑스혁명은 ‘부르주아지적 자유와 평등(자본주의적 정치’의 승리를 낳았다고 지적한다.
19세기 세계의 경제가 주로 영국 산업혁명의 영향 아래 형성되었다면 그 정치와 이데올로기는 주로 프랑스혁명으로 형성되었다.
물론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유럽을 지배하는 이들은 봉건 귀족이었다. 또한 농노제처럼 사람을 일정한 공간에 묶어놓는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었다. 이 불안정한 사회는 19세기 중반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질서를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바야흐로 ‘자본의 시대’의 막이 열린 것이다.
“이 시대의 기본적 동인을 대표한 것이
자본주의가 아니라면,
이 시대가 부르주아지에 의해서
그리고 부르주아지를 위해서 만들어진
세계가 아니라면 그 무엇이었단 말인가.”
·에릭 홉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