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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역사 컬렉터, 탐정이 되다 : 빛바랜 물건으로 추적한 한국근현대사
저자 박건호
출판사 휴머니스트
출판일 2023-01-30
정가 18,000원
ISBN 9791160809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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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1 죽지 않는 노파, 갑덕의 비밀
: 신분제가 무너지던 시대의 초상
#2 “거지 같은 양반도 양반 아니오?”
: 황혼기 조선, 양반의 쓸쓸한 몰락
#3 영월에서 울려 퍼진 원망 소리
: 구한말 장부 한 권에 담긴 수탈 이야기
#4 사라진 생도는 어디로 갔을까
: 3·1운동이 바꾼 학교 풍경
#5 흰옷은 사절합니다
: 일제강점기 우리 옷은 어떻게 변화했나?
#6 일제가 빼앗아 간 크리스마스실을 찾아서
: 조선을 사랑한 선교사 가족 이야기
#7 내 이름은 ‘개새끼(犬の子’
: 성을 갈고 이름을 바꿔야만 했던 시대
#8 ‘묻지마라 을축생’ 태봉의 유언장
: 아시아·태평양전쟁의 조선 청년
#9 인민군 철모를 쓴 한국군
: 한국전쟁과 전쟁 트로피
#10 ‘넘지 않을 수 없는 운명의 해발 구천 미터’
: 1960년대 지독한 가난이 남긴 흔적
#1 예사롭지 않은 사건의 냄새, 수집품 속 숨겨진 이야기를 뒤쫓다!
_집요한 호기심과 탐구심, 행간을 이어 붙이는 역사적 통찰과 상상력
_독자와 동행하는 색다른 스타일의 역사 읽기

저자가 우연히 마주한 130여 년 전 호적 자료엔 기이하고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초고령의 노비, 갑덕의 사연이 담겨 있었다. 조선시대 당시로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나이인 111세가 되도록 주인집에 딸려 있던 것이다. 노파가 그토록 오래 신분적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 애초에 그녀가 실존 인물이긴 했을까?
저자는 자료마다 불쑥 솟아나는 질문을 붙들고 흥미로운 추리를 시작한다. “수집한 자료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꼭 남겨 달라는 애타는 부탁, 어쩌면 절규”가 들려온다는 저자는 증거물을 그러모으는 탐정처럼 자료 더미를 파헤쳐 나간다. 풀리지 않는 의문을 해결하고자 경매에 올라온 문서를 죄다 사 모으는가 하면, 힌트가 있을 만한 곳이라면 수소문해 전국 어디든 달려간다. 몇 날 며칠 자료가 뚫어질 듯 관찰하는 건 기본이요, 혹시 지나쳤을 정보가 있을까 사진 뒷면을 칼로 긁어 해부하기에 이른다. 그의 긴장 어린 호기심이 이끄는 곳엔 언제나 예사롭지 않은 사건의 냄새가 나고, 예리한 눈과 집요한 손으로 포착한 정보들은 시대를 추적하기 위한 단서가 된다.
하지만 파편적인 자료들은 스스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법이 없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자료들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해내고 행간을 이어 붙이는 건 바로 저자의 역사적 통찰과 상상력이다. 역사학과 기록학을 전공하고, 수십 년간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쳐온 선생님이기도 한 저자는 해박한 역사적 배경지식을 통해 맥락을 잇는다. 그리고 그의 상상력은 건조한 자료 속 무표정의 얼굴, 낯선 이름, 추상적인 숫자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에피소드마다 다채롭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통해 그는 자연스럽게 독자를 일제강점기 도심 한복판으로, 1960년대 초등학교 교실로 데려간다.
저자는 “독자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