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종류의 파랑이 있을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좋아하는 색은 무얼까. 단연 파랑이다. 푸르른 하늘과 시퍼런 바다는 마음마저 시원하고 탁 트이게 한다. 또한 파랑새, 청신호, 블루오션 처럼 파랑이 들어간 말들은 대개 긍정적 의미를 지닌다. 칼데콧 수상작가인 로라 바카로 시거는 『세상의 많고 많은 파랑』에서 이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파랑의 이야기를 다층적 의미를 담아 새롭게 들려준다. 작가는 이미 전작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에서 초록을 통해 자연의 순환을 노래했다. 이번에는 한발 더 나아가 소년과 반려동물의 사랑을 파랑을 매개로 들려준다. 그래서 일상에서 만나는 파랑의 이름을 부르며 시작하지만 마지막에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안긴다.
그림책의 주인공은 소년과 강아지다. 둘은 어릴 때부터 늘 함께였다. 딸랑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아가 때부터 소년은 강아지와 ‘보들보들한 작은 파랑 담요’를 나누어 덮고 지냈다. 장난감 수레를 끌고 ‘새콤달콤한 파란 열매’를 딸 때도, ‘파란 날개를 지닌 나비’를 따라다닐 때도, ‘철썩철썩 파도가 치는 파란 바다’에도 함께 뛰어들며 놀았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소년과 강아지는 점점 성장한다. 그렇지만 둘은 ‘우릉우릉 폭풍우가 치는 푸른 밤’에도 ‘오슬오슬 푸른빛’이 도는 겨울 눈밭도 변함없이 함께 걷는다.
둘은 언제까지 함께 할 수 있을까. 인간보다 노화 속도가 빠른 강아지는 소년보다 빨리 늙어간다.이제는 훌쩍 커버린 소년이 기운 없이 축 늘어져있는 개를 따뜻하게 안아준다. 소년과 반려동물의 우정은 파랑을 매개로 이어지고 또 다시 이어진다.
소년과 반려동물의 특별한 우정
『세상의 많고 많은 파랑』은 작가로서 로라 바카로 시거의 원숙함이 배어있는 작품이다. 단지 색을 보여주는 그림책은 국내에서도 여러 권이 출간되어 있다. 대부분 어린 아이들이 다양한 색을 인지하는 걸 돕는 수준에서 머문다. 『세상의 많고 많은 파랑』도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파랑색을 소재로 삼았다. 그러나 단지 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