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야, 저게 뭐냐?” “….” “저기가 어디야?” “어디?” “저어어기! 저거 안 보여?” 수철이가 손을 뻗어 저 멀리 굴뚝을 가리켰다. “어, 저기? 굴뚝?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저거 평택화력발전소래.” 어떤 아이가 수철이처럼 손을 뻗어 검지로 굴뚝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이들 시선이 모두 그 아이의 손가락을 따라 멀리 굴뚝을 향했다. “얘들아, 조금만 가면 저기 화력발전소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수철이가 말했다. “저기 굴뚝까지?” “어.” “….” “굴뚝이 되게 가까운 것 같지 않냐?” “가까워 보이긴 해. …좀 가까운 거 같애.” “나는 굴뚝 바로 밑에서 어마어마하게 거대하고 높은 굴뚝을 올려다보고 싶다. 얼마나 높은지 얼마나 엄청나게 큰지 말이야.” 수철이는 굴뚝 바로 아래까지 가 보고 싶었다. “그것도 재밌겠다. 여기서도 저렇게 커 보이는데 바로 밑에서 올려다보면 어마어마하겠다! 헤헤.” 정철이가 맞장구쳤다. “조금만 가면 갈 수 있을까?” “한 시간이면 되겠는데!” “그럼 꾸물대지 말고 빨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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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가에 도착했을 때, 다행히 어제 모습 그대로인 통나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백과사전에 쓰인 대로 앞쪽과 뒤쪽에 긴 나무판을 대고 수철이가 못질을 시작했다. 서툰 망치질이라 못을 많이 박게 됐는데 덕분에 뗏목이 탄탄해진 것 같았다. 남은 나무판도 가운데다 대고 박아 버렸다. 그러고 물에 띄웠다. 신발을 벗고 수철이가 뗏목 위에 올라탔다. 출렁이지는 않았지만, 발이 살짝 물에 잠겼다. 그러나 겉으로 봐서는 그야말로 어제보다 훨씬 진화된 훌륭한 ‘뗏목’이었다. “수철아, 잠깐만 있어 봐. 나 어디 좀 갔다 올게.” “어디 가는데?” “금방 올게. 잠깐만 있어 봐.” 잠시 후, 영우가 어디서 금방 의자 하나를 주워 왔다. “수철아, 이거 뗏목 위에!” 수철이는 영우의 의도를 간파하고 뗏목 위에 의자를 놓고 거기에 앉았다. 물 위에 뗏목, 그 위에 의자 그리고 의자에 앉은 수철이! 완벽해 보였다. 영우는 어디서 긴 대나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