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던진 말이
친구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어요
어느 날 니콜라스가 엘비에게 물었어요.
“두 분 중에 누가 너희 엄마야?”
엘비는 “두 분 다.”라고 답을 해요. 그런데 니콜라스가 다시 묻죠. “아니, 둘 중에 누가 진짜 엄마냐고?” “말했잖아. 둘 다 진짜 우리 엄마라니까.”라고 엘비가 답하자, 니콜라스는 진짜 엄마란 “배 속에 너를 담고 있던 사람”이라고 설명을 하죠.
그러자 엘비가 본격적으로 시작해요. 우리 엄마는 한 손가락으로 물구나무를 선다는 둥, 고릴라 말을 술술 한다는 둥, 취미로 용 발톱을 깎아 준다는 둥 니콜라스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얘기들을 말이죠. 스무고개를 연상시키는 엘비의 알 듯 모를 듯한 힌트에, 니콜라스는 도무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점점 끓어오르다 결국 “야, 그냥 진짜 엄마가 누군지 알려 달라니까.”라며 화를 내고 말죠. 니콜라스로서는 답답하고 속이 탈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누가 진짜 엄마야?》를 언뜻 보면 엘비가 니콜라스를 계속 골려 먹는 것만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기 전에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게 있어요. 엘비가 왜 이런 힌트를 주게 된 건지, 니콜라스는 왜 엘비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건지에 대해서 말이죠.
우리는 친구에게 이런 식으로 말할 때가 있어요. “너는 왜 맨날 똑같은 옷만 입어?” “너는 왜 늘 할머니랑만 다녀?” 무슨 나쁜 뜻이 있어서 그런 말을 한 건 아닐 거예요. 그냥 궁금해서, 무심코, 별 생각 없이 물어봤을 테니까요. 하지만 듣는 친구는 다를 수도 있어요. 자기가 그러는 게 도드라져 보이지 않길 바랐는데 친구가 콕 짚어 말하니, 뒤로 숨고 싶어지거나 마음 한구석이 아파올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커커스 리뷰》의 기자는 《누가 진짜 엄마야?》가 “일상의 작은 폭력들을 견디며 지내는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라고 얘기했어요. 기자가 말한 ‘작은 폭력’에는 ‘무심코 던진 말’도 들어 있을 거예요. 그런 말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어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