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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혐오 : 감정의 정치학- 배반인문학
저자 김종갑
출판사 은행나무
출판일 2021-07-12
정가 9,900원
ISBN 9791167370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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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혐오라는 심미적 감정

1장 혐오란 무엇인가?
생물학적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
아름다운 삶과 추한 삶, 웰빙과 혐오
자기혐오의 사도들
타자 혐오: 미움과 싫음

2장 혐오는 어떻게 생겨나는가?
혐오 식품의 발명
혐오 식품의 탈혐오화
혐오 범죄의 연대기
예술과 대중매체의 혐오 만들기

3장 혐오와 정체성
혐오의 역설, 자기애로서의 자기혐오
아름다운 몸과 추한 살
정체성을 위한 혐오

4장 여성 혐오, 또는 미소지니
여성 혐오의 전통과 문화
두 개의 여성 혐오
혐오와 증오: 존재와 행동
만들어지는 혐오

5장 여성 혐오 논쟁: 여성 혐오가 있는가?
페미니즘과 여성 혐오
여성 혐오의 정체
남성성의 쇠퇴와 여성 혐오
여성 혐오의 해부: 성적 대상화
여성 혐오와 분노, 그리고 남성의 피해의식
여성 혐오와 여성 비하

나가며 혐오의 구조를 전복해야 한다

인명 설명

참고문헌
강자와 약자의 상호 관계에서 불거지는 혐오는
자극적인 발화와 표현으로써 또 다른 혐오를 키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 현대사를 관통한 두 가지 사례를 통해 혐오의 역사성을 설명한다. 첫째는 개장국, 즉 지금의 보신탕이다. 개장국은 근대 이전 소고기를 구하기 힘들던 서민들의 보양식이었지만, 1980년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서양인들이 우리를 열등하게 볼 것이라 생각하여 숨겨야 할 혐오 식품이 되었었다. 하지만 국제 행사를 성공리에 치르고 경제도 성장하면서 서양에 맞먹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이후, 그 유명한 프랑스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의 일갈조차 무시하며 우리는 개장국을 보신탕이란 이름으로 전통 음식에 복귀시켰다. 다른 하나는 ‘삼청 교육대’로 표상되는 혐오 범죄다. 신군부 세력이 정권에 대한 정당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사회악’을 만들어낸 것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있을 법한 불량배들을 사회의 폐단으로 지목하여 반드시 축출되고 교화되어야 할 대상으로 만들고는, 그들에 대한 국가 폭력을 혐오스러운 불량배에 대한 당연한 처분으로 삼았다. 감정이 사회적인 수준으로 함양되었을 때의 특성을 보면서, 혐오가 그 어떤 감정보다도 타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뤄지는 정치적인 감정인 동시에 역사성을 띤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혐오는 직관적이고 자극적으로 표현된다. ‘탐욕’을 악덕으로 생각한 찰스 디킨스는 스크루지 영감이나 《오래된 골동품 상점》의 퀼프처럼 탐욕스런 인물을 생김새부터 고약하게 묘사했으며, ‘배신’을 최고 악덕으로 취급했던 단테는 브루투스를 지옥의 제일 하층부에 적치해 엄청난 고통을 안긴다. 현대의 혐오는 더욱 음험하게 나타난다. 아내와 그 정부를 살해한 혐의를 받았던 미식축구 스타 O. J. 심슨은 〈타임〉지의 표지에 명암 대비를 과도하게 준 머그샷으로 실림으로써 딱딱하게 굳고 어두운 ‘범죄자스러운’ 인상으로 표현되었고, 조카에게 숙청당한 장성택은 다리가 부러져 절뚝대며 최후를 맞았다. 혐오 감정은 혐오해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