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서양편 - 신들의 개, 신이 된 개
개 목걸이를 한 인류, 최초의 애견인- 메소포타미아
개 뼈와 함께 묻힌 노인의 사연 - 이스라엘
동물 복지의 나라, 개들의 천국 - 페르시아
죽은 개를 위해 눈썹을 미는 사람들 - 이집트
지옥문을 지키는 머리 셋 달린 괴물 - 고대 그리스
시리우스가 빛나는 한여름 개의 날 - 로마제국
교회, 반려동물과 전쟁을 벌이다 - 중세 유럽
쳇바퀴 돌리는 키친도그의 비애 - 근대 유럽
신이 정해준 운명 - 북아메리카
인류는 개로부터 시작됐다?! - 중남미
동양편- 이로운 개, 의로운 개
절대 만지면 안 되는 개, 언터처블 - 인도
하나 남은 꼬리에 곡식을 숨겨온 천구 - 중국1
유교 문화 속의 개, 콴지 그리고 개똥이 - 중국2
인간과 숲의 공존을 꿈꾸는 하얀 개 - 일본1
사무라이 재팬, 사무라이 도그 - 일본2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 한국
감사의 글
추천사
죽음의 세계를 관장하는 신에서
인간을 지키는 수호자로
신들의 개, 신이 된 개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머리 셋 달린 검은 개를 기억하는가? <겨울왕국>에서 엘사를 수호하던 검은 개 세 마리는? 서양 문명에서 개는 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키는 동물이자 사후 세계를 관장하는 신이였다. 덕분에 침대 모서리마다 악령을 물리치기 위해 묻었던 작은 개 토우들이 발견되기도 하고 집 문 앞에 ‘자나깨나 개조심(CAVE CANEM’이라는 모자이크화가 남겨져 있기도 했다. 고대인들에게 개는 ‘공포와 경외의 존재’였지만, 동시에 악재로부터 가족의 안녕을 지켜주고 하늘과 땅 사이의 평화를 유지시키는 고귀하고 성스러운 존재이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리스 지역에서는 신 옆에 선 수호자, ‘신들의 개’로 활약한다. 지옥의 신 하데스를 지키는 케르베루스,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디세우스의 충견 아르고스, 전쟁의 신 아르테미스가 금으로 된 화살과 늘 함께 데리고 다니던 일곱 마리의 개, 에리고네가 아버지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준 마에라 등이 대표적이다.
종교가 가장 중요했던 시기에는 구체적인 신이 있었기 때문에 개를 신으로 추앙할 순 없었다. 그렇다고 인간의 곁을 쉽게 떠날 개가 아니다. 아니, 사실 인간이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다. 교회와 수도원에서 신부와 수녀들에게 개를 기르지 말라는 엄포를 내렸음에도 계속 동반자로서 삶을 꾸려갔고 수많은 삽화와 그림들이 이를 증명한다. 오죽하면 한 사람당 한 마리의 개만을 허락한다는 교리가 남겨져 있을까. 하지만 슬프게도 페스트가 유럽을 강타하면서 고양이와 함께 범인으로 몰려 한꺼번에 몰살당한 기록도 남아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관념 철학이 완성된 근대 유럽에서는 신은 자리를 비우고 인간중심문화가 꽃을 피운다. 때문에 이 시대에 인간이 아닌 개는 영혼이 없는 동물, 움직이는 자동기계로 전락한다. 인간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버린 개는 부엌의 불을 지피는 키친 도그, 추운 교회에서 인간들의 발을 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