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유대인 문제를 통해 읽는 ‘우리’와 ‘저들’의 이분법
1장 이스라엘의 기원
: 고대 이스라엘 주민은 가나안 주민과는 다른 족속이고, 가나안을 정복했나?
2장 성서의 기원
: 고대 이스라엘 주민들은 유대교를 믿었고, 성서는 고대 이스라엘에서 쓰였나?
3장 유대인 추방의 신화
: 유대인은 팔레스타인에서 추방돼서, 지중해 전역으로 이산됐나?
4장 유대인 공동체의 형성과 확산
: 유대인 공동체는 어떻게 퍼져나갔나?
5장 유대인 정체성의 탄생
: 유대인은 ‘고리대금업자’를 강요받았나, 선택했나?
6장 게토의 유대인, 궁정의 유대인
: 유대인은 왜 멸시와 질시의 대상으로 양분됐나?
7장 유대인 음모론의 확산
: 로스차일드 가문은 어떻게 음모론의 원조가 됐나?
8장 유대인 음모론과 근대의 반유대주의
: 유대인 음모론의 최고봉 《시온의정서》는 어떻게 홀로코스트까지 이어졌나?
9장 포그롬과 아슈케나지 유대인의 부상
: 동유럽 유대인들은 어떻게 유대인의 주류가 됐나?
10장 미국의 유대인
: 미국은 어떻게 유대인의 새로운 조국이 됐나?
11장 시오니즘
: 서구 기독교 문명 세계는 어떻게 시오니즘을 만들었나?
12장 팔레스타인 땅과 그 주민
: 팔레스타인 주민은 누구이고, 그 땅은 비어있었나?
13장 이스라엘의 건국과 아랍의 방기
: 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은 좌절됐나?
14장 중동분쟁과 이스라엘의 우경화
: 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협상이 거듭될수록 악화되나?
에필로그 이스라엘과 유대인, 그리고 미국
주석
기독교 문명 세계가 만든 ‘유대인 신화’
유대인에게는 하나의 신화가 따라다닌다. 고대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 통일왕국을 세워 영광을 누렸지만, 로마에 의해 추방된 뒤 낯선 땅에 흩어져 살면서 많은 차별과 박해를 당하고, 2000년 만에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와 ‘유대 국가’를 건설한 민족이라는 신화다.
이 책은 유대인에 대한 이런 신화들을 낱낱이 해체한다. 성서에 기록된 다윗과 솔로몬의 이스라엘 통일왕국은 궁벽한 산악 부족 국가에 불과했고, 로마가 생산자이자 납세자인 유대인들을 대거 추방할 이유가 없을뿐더러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없으며, 유대인들이 흩어져 사는 것은 애초에 다양한 지역에 살던 토착 주민들이 유대교로 개종한 결과다. 이처럼 역사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신화는, 기독교 문명 세계가 유대인을 박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만약 유대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반유대주의자가 유대인을 고안해낼 것이다. 유대인은 반유대주의가 만든다”라는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의 말처럼, 기독교 문명 세계는 ‘우리’ 기독교도를 더욱 단단히 결속할 목적으로 유대인이라는 타자를 발명했다. 기독교 문명 세계는 유대인을 ‘예수를 거부한 죄로 저주받고, 천한 신분으로 떨어진 자들’로 규정했고, 그들에게 예수의 재림과 세상의 구원이라는 기독교 교리의 승리를 목격하는 증인의 역할을 부여했다.
유대인들도 자신들이 고향에서 ‘유배’됐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기독교 세계 내의 소수자로 겪는 고난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유배를 “여호와께서 그 사랑하는 자들을 징계”(잠언 3:12하는 것이자 자신들의 ‘선택된’ 지위에 대한 확인이라고 믿었다. “예루살렘에서 추방된 사람들의 후손임을 주장하는 것은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자손에 속하는 것이고, 이는 ‘선택된 백성’의 일원이 되는 데에 필수적이었다.”(94쪽
차별이 가져온 유대인 해방, 해방이 불 지핀 반유대주의
주로 종교적 차원에서 이뤄지던 분리와 배제는 기독교 세계의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새로운 양상을 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