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최흥백, 두만강을 건너다
1 단천 천도교인 최덕복의 어떤 결심
2 평양 시민, 경찰서에 돌질하다
3 수안의 황천왕동이 홍석정, 한낮에 비로소 쉬다
4 심영식, 겉눈만 못 보지 속눈마저 못 보는 줄 아냐
5 삼일운동 참여자 수감 사진의 비밀
6 태형, 고통의 크기
7 3월 22일 서울 남대문역 부근 만세시위, 누가 주역인가?
8 3월 말 서울의 만세시위, ‘군중’
9 수원군 장안면·우정면 만세시위, “많은 인민을 이길 수 없다”
10 제주 신좌면 만세시위, 그 후
보론 1: ‘삼일운동 데이터베이스’와 사료 비판
보론 2: 1919년 3월 황해도 수안 만세시위의 재구성
보론 3: 삼일운동과 학력주의의 제도화
한국인이라면 다 아는 삼일운동
왜 ‘낯선 삼일운동’일까?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삼일운동은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도 나온다. 한국인이라면 다 알고, 모르는 게 오히려 이상한데 ‘낯선 삼일운동’이라니? 대체 무엇이 낯설다는 거지?
저자는 엘리트가 남긴 사료 중심으로 연구, 서술되는 역사를 비판한다. 삼일운동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2019년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국가기록원이 공동 주최했던 삼일운동 100주년 특별 전시회뿐 아니라 전국에서 열린 삼일운동 100주년 특별전이 모두 ‘엘리트 중심의 전시’였음을 분석해냈다. 삼일운동 관련 피고인 중 근대 학교교육을 받은 자는 19%에 불과한데도 전시에서는 76%를 차지하고 있다며, 엘리트 편향은 결국 민중의 주변화나 실종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유명하지 않거나 엘리트가 아니면 자료가 없어 전시를 할 수 없다고 하지만, 저자는 그런 생각에 의문을 품으며, 단지 의지와 방법, 그리고 시간의 문제라고 일침을 놓는다. 너무 빛나는 엘리트 위주의 사료만 보다가 눈이 멀고 귀가 먹은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 책은 민중의 삶으로 들어가 그들의 눈으로 삼일운동을 바라보게 한다. 저자는 뭉뚱그려진 민중의 모습이 아닌 삼일운동 참여자로서 개인의 생애에도 주목한다. 여러 차례에 걸친 현장 답사와 꼼꼼한 사료 분석을 통해 삼일운동이 일어난 마을과 사건을 재구성하고 그 속에서 삶과 일상을 놓치지 않는다. 이 책은 그동안 눈멀고 귀먹은 우리가 낯설지만 더듬더듬 삼일운동의 주역을 찾아가는 길을 안내해준다.
밤새 걷고 또 걸어 독립선언서를 전달한 홍석정
그의 최후와 살아남은 사람들의 삼일운동
1919년 당시 쉰네 살의 홍석정. 황해도 수안군의 전 천도교교구장인 그는 3월 2일 새벽 3시 독립선언서를 이웃한 곡산군에 전달하고 돌아와서 3월 3일 새벽 6시 수안면 만세시위에 앞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