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벽이 참 많습니다
남성과 여성, 부와 가난, 피부색, 학벌, 지역 등등. 두텁고 높은 시멘트벽도 있고, 눈에 잘 띄지 않는 투명한 유리벽도 있습니다. 우리네 삶을 옥죄는 신호등도 참 많습니다. 앞으로 가라, 멈추어라, 오른쪽으로 또는 왼쪽으로 가라 등등. 누구나 가슴에 꿈을 품고 살겠지만, 이런 장애물을 넘어 자신의 길을 끝까지 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조세핀 베이커는 남들이 보기엔 너무나도 불리한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열정과 인내로 이런 한계를 통쾌하게 극복한 예술가입니다. 자신만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세상의 차별과 편견에 당당하게 맞선 사람이기도 합니다. 춤과 노래는 조세핀이 자신의 꿈을 이루고 더 나아가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무기였답니다.
고달픈 가난 속에서 움튼 재능
조세핀은 1906년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났습니다. 학교는 구경도 못 해 보았고, 일찍부터 힘든 일을 해야 했지요. 엄마와 새아버지도 열심히 일했지만 좀처럼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조세핀의 가족은 마치 유랑자 무리처럼 빈민촌을 떠돌았습니다. 주변 환경도 좋지 않았습니다. 주로 흑인들이 들락거리는 싸구려 술집과 도박장이 바글바글했지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밤마다 음악이 흘러 나왔습니다. 이른바 격조 높은 고전 음악은 아니지만, 고단한 하루를 보낸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해 주는 온기를 품고 있는 음악이었습니다. 조세핀은 날 때부터 끼가 남달랐던 모양입니다. 아기 때부터 귀를 쫑긋 세우고 비트가 강한 펑키 음악에 귀를 기울였고, 걸음을 걷자마자 몸을 흔들흔들하며 춤을 추었다지요. 조세핀에게는 사람들에 다가가서 그들을 즐겁게 해 주는 재능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자기도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양말 한 짝도 가진 게 없었어요. 너무 추워서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춤을 추었지요.” 아무리 춥고 배가 고파도 춤을 출 때만큼은 행복했습니다.
조세핀, 무대에 오르다
조세핀은 열심히 일했습니다. 돈이 조금 모이면, 흑인 전용 극장에 가서 공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