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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일본, 위험한 레트로 : 우리가 알던 일본은 없다 - 북저널리즘 82
저자 강철구
출판사 스리체어스
출판일 2022-12-05
정가 12,000원
ISBN 9791192572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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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한국적 열등감의 근원을 찾아서

1 _ 전자 제품 시장의 갈라파고스화
기울어진 스마트폰 운동장
이노베이션 딜레마
가전 왕국, 막을 내리다
한일 반도체 추월전

2 _ 아날로그 행정의 복병
21세기판 3종 신기
일본의 인터넷이 느린 이유
디지털 인프라의 불편한 진실
순응이 미덕인 사회

3 _ 무너지는 아베노믹스
저렴해진 일본
아베노믹스의 정치적 돌파구
수출 규제, 기회가 되다

4 _ 역사가 만든 안보 격차
모병제가 낳은 일본군
방위산업의 기틀을 마련하기까지
세일즈 국가로의 도약
평화헌법, 발목을 잡다

5 _ 묵묵한 시민상이 만든 사회
정치적 소극주의의 기원
가업에 등 돌린 청년들
매뉴얼 왕국의 오모테나시
우리가 알던 일본은 없다

에필로그 ; 참외라니…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새로운 한일 관계를 그리다
“대한민국에 일본은 ‘걸림돌’이 아닙니다. 깨어 있는 시민의 힘으로 내일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디딤돌’일 뿐입니다.”

지난 2019년 어느 여름날 버스에 올랐을 때 유리창에 붙은 한 포스터를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 공식적으로 내건 일본 불매 운동의 캠페인 포스터였다. 당시 한일 무역 분쟁의 여파로 국내 노재팬 운동의 열기는 뜨거웠다. 번화가의 유니클로 매장은 전례 없이 한산했고, 무인양품 쇼핑백을 들고 거리를 걷는 것은 공공연한 금기였다. 기린 이찌방, 아사히 등의 일본 맥주는 편의점 한 켠에서 자취를 감췄고 원산지 표시 및 대체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노노재팬’까지 등장했다. 이에 더해 유니클로 본사 임원 오카자키의 “한국 불매 운동의 영향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발언은 한국 국민의 공분을 사, 공식 사과문을 두 차례 이상 발표하는 해프닝으로 번졌다.

이러한 일제 불매 열풍은 다수 국내 기업이 반등하는 계기가 됐다. 일본 브랜드가 점유하고 있던 SPA 패션, 맥주와 같은 라이프 스타일 산업뿐 아니라 대일 의존도가 높던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는 본격화했다. 아스플로, 엑시콘, PSK 등 국내 강소기업이 반도체 부품 및 장비 산업에서 두각을 보였고 삼성 및 SK하이닉스와 같은 관련 대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도 확대됐다. 국내 소부장 시장에선 솔브레인, 동진쎄미켐, 인텍플러스와 같은 기업들이 새롭게 들어서며 일본의 소부장은 대체 불가능한 것이라는 믿음은 빠르게 깨졌다.

그러나 경제·산업적 분쟁과는 별개로 일제 불매 운동은 내게 여전히 이례적인 현상이자 의문으로 남아 있다. 강요할 수 없고 하기도 어려운 “국산품 애용”이라는 의제가 그전까지만 해도 낡고 공허한 의제로 들린 탓도, 저자의 말처럼 일본이 식민 지배의 전범국이 아닌 “전 세계 200여 개국 중 하나”로 인식되던 탓도 있다. 혹은 세련된 디자인과 정교한 품질을 자랑하는 제품을 양산해 내는 나라로 일본을 그리던 와중, 개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