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사 1
책머리에
제1부 전쟁과 수난
1장 한 평범한 인물의 기록에 나타난 나폴레옹 전쟁
2장 전쟁과 동원, 그리고 제국
3장 공습과 피난의 사회사―제2차 세계대전기 영국인의 경험
4장 국가폭력과 저항―피털루, 잘리안왈라 공원, 그리고 광주
제2부 근대의 성취, 근대의 한계
5장 인간과 자연, 그리고 역사
6장 19세기 유럽사를 보는 시각
7장 전염병과 국제공조의 탄생
8장 노년과 노령연금―담론, 의회 조사, 입법
제3부 동양과 서양
9장 여행기를 통해 본 일본과 일본인
10장 다시 돌아보는 황화론
11장 아놀드 토인비가 바라본 동아시아의 근대도시
12장 영국과 미국―한 식민지 조선 지식인의 인상
책을 마치며
참고문헌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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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사 2
‘아래로부터의 역사’에 대한 애정
1부 ‘전쟁과 수난’에서는 전쟁과 국가폭력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의해 망각된 민초의 삶을 살피는 지은이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에 강제동원된 라인연방 출신 야코브 발터의 연대기를 분석한 글이 그런 예다. 이 진귀한 기록에서 지은이는 혁명의 열광, 해방, 자유 같은 추상적 슬로건이 아니라 신앙에 의지한 채 생존을 위해 전력을 다한 ‘개인’을 보여준다. 1819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정치 개혁을 요구하던 군중을 향해 기병대들이 칼을 휘둘러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피털루 학살 사건’, 영국군의 무차별 사격으로 인도인 수백 명이 살해된 1919년 인도 암리자르시 ‘잘리안왈라 공원 학살 사건’은 영국 민주주의 흑역사를 보여주는 대목. 지은이는 이를 5·18광주민중항쟁과 더불어 민중의 저항으로 읽는다.
국가사를 넘어 … 지적 탐구의 확장
지은이는 오랫동안 영국사를 천착해왔다. 영국의 특정 시대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다른 분야로 시야를 넓히겠느냐는 일종의 ‘지적 결벽증’ 탓이 컸다. 한데 이 유저의 2부 ‘근대의 성취, 근대의 한계’에서는 국가사를 넘어 지역사 또는 문명사로까지 눈길을 돌린다. 산업혁명이 곧 화석 문명의 문을 열어젖혔음을 지적하면서 “이는 자연의 수탈 필요성을 증대시켰고 …… 생존선 이상의 물질적 번영의 길로 들어서는 순간 인간은 생존만이 아니라 욕구 충족과 즐거움과 소비 자체를 위한 소비”, 곧 무한한 낭비의 시대가 열린 것이라 갈파한 글이 그렇다. 그런가 하면 콜레라와 황열병의 만연으로 전염병 예방을 위한 국제공조가 이뤄지는 과정을 살핀 ‘전염병과 국제공조의 탄생’, 리처드 에번스의 역저 《힘의 추구》를 분석적으로 읽어낸 ‘19세기 유럽사를 보는 시각’에서도 저자의 이 같은 학문적 분투가 느껴진다.
서로의 눈에 비친 동서양의 근대
3부 ‘동양과 서양’은 영국 여행가 이사벨라 버드 비숍, 역사가 아놀드 토인지, 식민지 조선의 지식인 이순탁 연희전문 교수의 여행기를 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