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 서문 책머리에 4
제1장 민족 통일 국가 고려의 형성
왕건, 준비된 쿠데타로 고려를 건국하다 14
탁월한 전략 구사로 난세를 통일하다 21
고구려 옛 땅의 회복을 꿈꾸다 27
주름살 임금 혜종, 그 미약한 왕권의 비극 33
정종은 왜 서경 천도를 그토록 고집했을까? 39
광종, 7년의 세월을 기다리다 45
호족을 뒤흔든 노비안검법과 과거제 50
쌍기, 광종 개혁 정권의 이인자 55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광종의 비타협적 숙청 59
경종, 복수를 허용하다 64
고려의 작은 중국화를 추구하다 69
고려 체제 정비의 브레인 최숭로 74
서희의 담판이 이뤄낸 승리 79
정계를 뒤흔든 고려판 측천무후, 천추태후 85
정변의 수수께끼 90
대거란 전쟁의 숨은 주역 양규 96
고려, 준비된 군대로 거란을 완파하다 103
고려 최고의 명문 사학을 만들다 108
세계와 통한 국제무역항 벽란도 112
고려판 수양대군, 계림공의 쿠데타 118
화폐 주조 신수도 건설도 왕권 강화를 위해 124
성과 속을 넘나든 왕자 승려 의천 130
윤관의 여진 정벌의 실상 134
권력의 전횡이 부른 권세가의 몰락 141
허망하게 끝난 반란148
◆고려에는 고려장이 없었다 154
◆왕권 강화의 키워드, 근친혼 156
◆고려청자에는 사람 뼈가 들어갔을까? 158
◆고려 정치의 보이지 않는 손, 여인 160
◆고려 미술의 천재 이영 162
제2장 무신 집권기
시나리오가 있었던 무신의 난 166
문신의 씨를 말려라 173
무신정권 수립의 실세는 하급 무인들 178
온건파가 장악한 약체 무신정권 184
무신정권을 부정하는 무신의 집권 190
천인 출신 장사 이의민의 장기 집권 196
최충헌, 60년 최씨 정권의 시작을 알리다 202
최충헌의 시스템 정치 209
권력자의 입맛대로 정치기구를 설치하다 215
무신 집권기 어느 문인 관료의 삶 221
민중의 100년 항쟁 227
고구려·백제·신라 부흥 운동은 왜 일어났을까
고려 역사가 이렇게 자주적이라니!
역사의 격랑 속에서 수백 년을 살아남은 고려의 저력
『하룻밤에 읽는 고려사』는 정치사와 대외 관계사를 중심에 두고 그것을 끌어간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시대사의 중심축은 아무래도 정치외교사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고려의 자주적이고 현실적인 외교 정책을 볼 수 있다. 대륙에서 흥망을 거듭하는 송과 요, 금 사이에서 자주적 균형 외교를 펴며 위기의 순간에 강동 6주를 얻어내는 서희의 외교력은 우리 역사의 눈부신 대목이다. 거란의 침략을 준비된 군사력으로 물리친 강감찬의 귀주대첩에서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준비된 역량이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이런 고려의 외교와 국방력은 대미, 대북 관계가 민족의 성패를 가를 지금, 우리 시대 대외 관계를 수립할 때 주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금 2022년, 개정판을 내는 시점에서 미국의 외교 정책에 휘둘리고만 있는 한국 정부를 바라볼 때 한숨만 나온다. 고려는 비록 현실적 힘이 부족해 책봉을 받고 조공을 바치는 한이 있더라도, 송·요·금·원·명 등의 부침에 따라 생존을 위한 실리 외교와 지렛대 외교 정책을 폈다. 고려는 역사상 최강의 힘을 자랑한 몽골에 정복당했지만 자주적 체제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이 책은 몽골의 지배를 극복해낸 것이 고려의 저력이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고려가 무신의 난과 약 80년이라는 무인 집권기의 이면에 있는, 역동적이고 개방적이었던 고려 체제의 특성을 보여주는 데 있다. 또한 이 책은 고려 사회가 불교와 도교, 유학 등 다양한 학문과 사상이 공존했던 것 역시 잘 보여준다. 저자는 고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상속받고, 호주가 되어 제사를 모실 수 있었던 양상에 주목한다. 우리 여성이 불평등의 굴레에 놓여 있었던 것은 조선 후반기 3백 년 정도의 짧은 시기였다는 저자의 역설은 눈여겨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