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잔인한 방법으로 야생 동물들을 몰살하던 시대
『커럼포의 왕 로보』는 어니스트 시턴이 쓴 『시턴 동물기(원제: Wild Animals I Have Known』에 수록된 단편 소설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시턴이 활동하던 시기인 1800년대~1900년대 초, 미국 옛 서부의 자연은 죽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 곳을 일구며 그 이전에 그곳의 주인이었던 야생 동물들을, 독약과 덫을 이용해 마구잡이로 사냥했다. 특히 한때 북아메리카 대륙에 50만 마리 가까이 있었던 늑대들이 빠르게 모습을 감추어 갔다. 그런 상황 속에서 ‘로보’라는 회색늑대만은 계속해서 악명을 떨쳤다. 로보는 미국 서부 뉴멕시코 주의 커럼포 평야에서 부하 늑대들과 함께 ‘무자비하게’ 짐승들을 공격해 그 지역의 목장과 농장의 주인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급기야 로보의 목에, 당시로서는 엄청난 금액이었던 1000달러의 현상금이 붙었다. 유명한 사냥꾼들이 로보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그때 뉴욕에 있던 이름난 늑대 사냥꾼 시턴이 목장을 경영하던 피츠랜돌프의 부름을 받고 커럼포로 찾아온다. 로보를 잡기 위해서.
늑대의 본성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바꾼 어니스트 시턴
“목장 주인들의 말에 따르면, 놈들은 자연사한 가축은 거들떠보지 않았고, 목동이 죽인 가축은 더더욱 외면했다. 사람의 손길이 닿은 것은 곧 속임수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다.”
_ 본문 30~32쪽
로보는 ‘루가루(늑대 인간’이라고 불린 것에서 알 수 있듯 뛰어난 지능으로 자신을 잡으려는 인간 사냥꾼들을 따돌렸다. 시턴도 마찬가지였다. 갈고닦아 온 기술을 모두 동원해 교묘한 독약을 만들고, 인간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공들여 덫을 설치해 보았지만, 로보는 번번이 덫의 위치를 알아챘고 미끼 위에 똥오줌까지 갈겨 놓았다. 늑대들이 먹이가 없어 소 떼를 공격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이 설치한 독약에 중독되어 다른 동물들이 처참하게 죽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시턴은 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