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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와 티라노와 크리스마스 (양장
저자 경혜원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22-12-08
정가 16,800원
ISBN 9788954692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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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뾱! 마아~ 뼈다귀 아기 공룡이 태어났다

톡! 얕은 구덩이 하나 팔 생각이었던 아빠의 삽은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는지 모를 알껍데기를 건드렸다. 균열은 조금씩 조금씩 커지고, 처마 아래 알전구만 반짝이던 깜깜한 밤에 마침내 뾱! 뼈다귀 발가락이 작은 조각 하나를 밀어낸다. 뼈다귀 아기 공룡이 이제 막 깨어나 보니 눈앞에 매끈하게 멋진 공룡이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다. 엄마가 틀림없다. 뼈다귀 아기 공룡은 거치적거리는 플라스틱 투명창을 북 뜯어 버리고 엄마에게 달그락달그락 뺨을 비빈다. 그러던 어느 날, 자고 일어났는데 엄마가 없어졌다. 가만히 곁에 있던 엄마가 어디 갔을까? 잠깐 울고 나서 흙더미를 밀고 올라온 아기 공룡은 노란 불빛이 새어나오는 방 안에서 애타게 찾던 엄마를 발견하고, 동시에 방에서 자고 있던 아이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두고 간 것이 틀림없는 공룡 장난감을 발견한다. “내 선물!” “엄마!” 한밤의 침입자를 반드시 응징하고 싶은 흰 강아지 돌돌이까지 합세한 이날의 밤은 어떻게 지나갈까?

개구지게, 힘차게, 마침내 포근하게 내리는 함박눈처럼 다가오는 세계관의 정점

『나와 티라노와 크리스마스』는 무려 마흔 바닥에 이르는 긴 그림책이다. 특별한 서술 없이 대화와 소리만으로 이루어지는 칸 만화 형식 덕분에 독자는 등장인물들에게 더욱 바특하게 다가앉을 수 있다. 경혜원 작가만의 보드라운 필압과 말캉한 양감, 칸 안에서 오히려 무한하게 펼쳐지는 공간감이 한 장 한 장을 풍요롭게 채운다. 곳곳에 포진한 위트와 감탄을 자아내는 묘사, 절묘한 표정들은 그간의 작품들을 통해 차곡차곡 구축되어 왔던 경혜원 유니버스의 정점을 보여 준다. 작가가 품고 있던 상상의 씨앗들이 어떻게 몸을 얻어 종이 위에 펼쳐지는지, 그림책 속 인물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스한 눈길이 어떻게 읽는 이의 마음을 위무하는지를 우리는 『나와 티라노와 크리스마스』를 통해서 목격할 수 있다.

우리가 읽고 싶었던, 오래오래 기다렸던 그 이야기

아빠는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