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 속 도깨비의 소환,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도깨비들과 어울리며 성장하는 아이
인간들만 산다고 믿었던 이 세계에 불멸의 도깨비가 살아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드라마에서처럼 근사한 외모에 여러 가지 신기한 마법을 부리는 존재일 거란 생각은 접자. 달걀처럼 생긴 도깨비, 커다란 덩치에 눈은 하나뿐인 도깨비, 지푸라기를 여기저기 묻힌 빗자루 도깨비 등은 오래전 이야기에서 보았던 모습 그대로다. 아니, 오히려 한심하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도깨비 방망이는 압수당했고, 대장 도깨비가 추격꾼에게 잡혀가고 난 다음에는 겁도 많아졌다.
보름이는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다. 옷에 ‘거지’라고 쓰여진 포스트잇을 붙이고 오기도 하고, 게임을 할 때면 늘 마지막까지 누구의 팀에도 속하지 못한다. 그런 보름이 곁에서 도깨비들은 보름이를 걱정해 주고, 보름이를 괴롭히는 친구들을 혼내 주기까지 한다.
가까이 있지만 주목하지 않은 그림자,
그림자에 숨겨놓은 생의 본질 찾기
보름이가 보육원에서 탈출하던 날, 자동차에서 내린 문지기 고양이는 분명 사람이었다. 하지만 보름이는 그의 그림자가 고양이로 보였다. 보름이는 그림자를 통해 인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다. 그렇기에 도깨비의 혼을 노리며 사람의 모습으로 탈바꿈한 도깨비 추격꾼 찾는 것을 보름이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작가는 겉으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그림자는 숨길 수 없는 본성을 나타낸다고 말한다. 희망 보육원의 김 원장은 대중 매체에 소개될 때면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척했다. 세상이 김 원장을 대단한 사람이라고 바라봤던 것처럼 우리는 상대의 진짜 본모습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을 믿는다. 도깨비들은 그림자처럼 주목받지 못하고 학교에서는 따돌림을 받던 보름이를 지켜 준다. 그 속에서 보름이와 도깨비들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 간다.
『도깨비 저택의 상속자』를 통해 아이들이 내 옆에 있는 친구의 빛나는 본질을 바라봐 줄 수 있기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