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도 그런 기차가 있다고요?
참 이상하죠? 정말 이상하고 신기합니다. 저 기차는 멀쩡한 기찻길을 놔두고 왜 저렇게 위험한 길로만 다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알고 보면 저 기차는 어느 집에나 한 대쯤은 있습니다. 저 기차 덕분에 엄마 아빠를 포함해 모든 식구들이 깔끔하게 밖에 나갈 수 있지요. 이제 눈치챘을까요? 아니면 아직도 알아채지 못했을까요?
이세미 작가는 저 기차를 관찰하면서 한 가지 번뜩이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기차가 지나가기만 하면 길도, 개미도, 수박도, 집도, 개구리도, 넘실거리던 호수도 납작해지고, 잠잠해진다는 것이었어요. 이 기차는 무엇이든 반드시 납작하게 만들어야 하는 일을 합니다. 심지어 한 번에 납작해지지 않으면, 이상한 안개 같은 걸 뿌리고 지나갑니다. 그러면 아무리 강한 쇳덩이나 바위도 납작해지지요. 그렇다 보니 작가 눈에는 이 기차가 얼마나 신기한
이야깃거리로 보였겠어요? 마침내 이 세상의 점, 선, 면을 모두 이 기차가
만든 건 아닌가 하는 상상까지 하고 말았지요. 그렇게 해서 바로
이 책이 태어났어요. 마치 이 기차가 이런 일을 하려고 태어난
것처럼 말이에요.
이제 기차는 모든 일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자는 자세도 참 이상해요. 왜 몸을 세워서 잘까요? 저러면 너무 불편할 텐데 말이죠. 하기야 말도 서서 자고, 새도 서서 자는데, 기차라고 그렇게 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아마도 저 기차 나름의 까닭이 있겠지요?
‘치익치익 기차’는 또 내일 아침에 달려 갑니다. 함께 타실 분은 미리미리 내일 입을 옷을 챙기는 거 잊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