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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산사 명작
저자 노재학
출판사 불광출판사
출판일 2022-12-05
정가 30,000원
ISBN 9791192476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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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Ⅰ 극락으로 가는 배, 반야용선
1. 아미타불, 배를 끌고 오시다
안성 청룡사 대웅전 <반야용선도>
2. 거인, 하늘로 왕생자를 들어올리다
청도 대적사 극락전
3. 아미타불이 설법하는 연지회상(蓮池會上
구미 도리사 극락전
4. 극락정토에 누가 누가 모였나
파주 보광사 대웅보전 연화화생 벽화

Ⅱ 꽃살문에서 닫집까지 고귀한 장엄
5. 우주 속의 우주, 적멸의 집
부산 범어사 대웅전 닫집
6. 불단에 새긴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
경산 환성사 대웅전 불단
7. 나무로 만든 후불탱
예천 용문사 대장전 목각탱
8. 법을 담은 회전 책장, 윤장대
예천 용문사 대장전 윤장대
9. 공존의 합창 울려 퍼지는 생명의 그물망
영주 성혈사 나한전 꽃살문

Ⅲ 수행에서 깨침까지
10. 국사전, 함께 진리의 법비에 젖게 함이라
순천 송광사 국사전과 16국사 진영
11.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영천 거조사 영산전 오백나한상
12. 불지종가(佛之宗家의 정점, 금강계단
양산 통도사 금강계단

Ⅳ 천강에 비친 달 하늘에 박힌 별
13. 불보살, 바위에 나투시다
경주 굴불사지 사면석불
14. 한 칸의 작은 집에 펼친 삼천대천세계
창녕 관룡사 약사전53 불 벽화
15. 물고기 바구니 들고
저잣거리에 오신 관세음보살
양산 신흥사 대광전 <관음삼존도>
16. 석가모니 부처님은 이 자리에 앉으소서
양산 통도사 영산전 <견보탑품도>
17. 하나의 화폭에 담은 불국 만다라
안성 칠장사 <오불회괘불탱>
18. 하늘의 별, 칠성신앙으로 빛나다
안동 봉정사 지조암 칠성전 벽화
19. 우주법계에 충만한 화엄의 빛
봉화 축서사 보광전 비로자나불

Ⅴ 뜰 앞의 잣나무
20. 봄의 직지, 그 절집의 고매(古梅
선암·사통도사·화엄사·백양사의 고매
21. 나무 그대로 처마 기둥으로 옮겨 심다
구례 화엄사 구층암 모과나무 기둥
22. 가을의 전설, 은행나무 천왕목
영국·사용문사·보석사·적천사 은행나무
23. 소나
바우덕이, 극락 가는 반야용선을 탔네

안성 청룡사 대웅전 〈반야용선도〉는 그 자체로도 잘 그린 그림 소리를 듣긴 하지만 이 그림을 더욱 빛나게 하는 특별함이 숨어 있다. 아미타불이 왕생자들과 함께 극락으로 갈 때 타는 배가 있는데, 바로 반야용선이다. 극락으로 향하는 탑승자 면면은 승속은 물론 남녀, 계층의 구분이 없다. 그래서 탑승자 묘사에는 대개 시대를 반영하기 마련이다. 안성 청룡사의 〈반야용선도〉에는 특이하게 남사당패가 타고 있다. 조선 후기 스님이 써준 부적을 팔아 사찰 불사에 보태던 이들이었던 남사당패의 근거지 중 한 곳이 바로 안성 청룡사였기 때문이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구성된 그림 속 남사당패 중에는 소고(小鼓와 요령 같은 악기를 들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그런데 이들 남사당패가 모여 있는 뱃머리 선두 부분에 갖은 치장을 한 여성의 모습이 보인다.

〈반야용선도〉 형식을 아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대목이다. 대개의 그 자리는 부처님이나 보살의 자리였기 때문이다. 여성은 긴 나무 막대기를 들고 있는데 그 막대기 끝은 십자 모양으로 농경 사회의 의례용구인 ‘살포’ 이미지를 떠올린다. 평범한 사람은 아니고 바로 ‘대장’이라는 의미다. 저자는 이 여성을 남사당 역사에서 유일무이한 여성 꼭두쇠로 알려진 바우덕이로 추정한다. 안성 청룡사에서 스님들 손에 의해 키워져 남사당패 꼭두쇠가 된 바우덕이가 남사당패의 선두에 선 것이다. 물론 ‘추정’이긴 하지만 앞뒤를 이해하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가 보태지면서 안성 청룡사 〈반야용선도〉는 ‘잘 그린 그림’에서 ‘뜻 깊은 그림’이 되었고 시절이 지나며 가히 명작이라 부를 수 있는 반열에 올랐다.

힘센 아라한, 발우에 왕생자 담아 극락으로 치켜올리다

안성 청룡사 〈반야용선도〉가 역사와 이야기로 탄생한 명작이라면 기발한 발상으로 탄생한 명작도 있다. 청도 대적사 극락전 벽화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이한 발상의 그림이 있다. 힘센 장사 품세의 사람이 발우에 사람을 담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