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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석각의 사회사 : 고대 중국인의 욕망과 그 기록 (양장
저자 홍승현
출판사 혜안
출판일 2022-11-30
정가 40,000원
ISBN 9788984946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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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론

1부 삶과 죽음의 기록지-돌
1장 묘기의 출현과 성격 변화-산 자를 위한 석각: 묘기, 석궐, 묘비, 묘지-
2장 중국 고대 명계 문서의 종류와 성격-죽은 자를 위한 석각: 고지책, 매지권, 진묘문

2부 돌에 새긴 명성-묘비
1장 묘비의 출현과 후한 말 묘비명의 정형화
2장 후한 시기 묘비의 유행과 건안 십년 금비령의 반포

3부 돌에 새긴 종족법-묘지
1장 서진~유송 시기 묘지의 구성과 역할
2장 북위 시기 묘지의 정형화와 유행
3장 북위 묘지 기술의 특징과 문벌 사회

4부 돌에 새긴 계약-매지권
1장 후한 매지권의 분류와 시대적?지역적 특징
2장 삼국~남조 시기 매지권의 특징과 성격
3장 남북조 시기 매지권의 계통과 매지권 문화의 동아시아적 전개-<무령왕매지권>의 역사적 위치에 대하여-

5부 돌에 새긴 영광-왕조의 기념비
1장 왕조의 위기와 석각의 정치학-후한 <희평석경>, 조위 <정시석경>, 서진 <벽옹비>의 역할-
2장 <대향비>, 한위선양의 이면

참고문헌
고대 중국인들이 영원히 남기고자 했던 돌에 새긴 기록에 대한 탐구서!

이 책은 고대 중국인들이 돌[石]에 새겨 영구히 기억하고자 했던 욕망에 대한 보고서다. 시대와 계층을 달리하여 다양한 욕망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대 중국인들은 공통적으로 그것이 ‘영원히’ ‘후세에’ ‘전해지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를 위해 ‘돌’이라는 매체를 이용하였다. 누구는 이름을 남기기를 원하였고 혹자는 가문의 탁월함을 기억시키고자 하였으며, 일반 백성들은 정치·사회적 영달보다는 죽어서도 한 조각의 땅을 자신의 이름으로 소유하기를 원하였다. 왕조라고 다르지 않았다. 왕조 혹은 권력의 위대함과 영원함을 돌에 새겨 기억시키고자 하였다. 책에서는 이를 묘비(墓碑, 묘지(墓誌, 매지권(買地券, 왕조의 기념비를 통해 탐구한다.

중국에서 최초로 돌을 이용하여 기념비를 세운 것은 진시황이다. 그는 전국 순행로에 7개의 석각을 세워 자신의 공업을 기록하였다. 진시황은 자신이 이룬 미증유의 업적이 신에 의한 것이 아닌 자신의 능력과 자신을 보우하는 조상들의 도움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선언하며, 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을 거부하였다. 신이 사라지자 인간은 신을 예찬하는 대신 스스로의 공적을 기록하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선조를 칭양함과 동시에 자신의 명성을 보장해 주어야 했고 후세에까지 드러나야만 하였다. 새로운 도구가 필요하게 되었고, 그 도구로 내구성을 완비하여 불변을 상징하는 돌이 선택되었다. 영원한 기억을 위한 도구로서 돌보다 마침한 것은 없을 터였다.

물론 이 책이 죽은 자의 욕망만을 다룬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산 자들의 욕망이 돌을 통해 구현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죽은 자의 공적을 기록한 묘비나 묘지가 오히려 산 자를 위한 석각이었음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입비자들은 죽은 자를 추모하기 위해 비용을 갹출하여 비를 세우며 사사로이 시호를 바쳤고 그 대가로 명성을 얻었다.
입비 행위가 철저히 정치적 행위임을 간파한 이는 조조(曹操였다. 205년 조조가 선포한 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