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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오늘 수집가
저자 김물
출판사 창비
출판일 2022-12-02
정가 12,000원
ISBN 9788936448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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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지구 속 내 방까지 1초
자유 | 내가 만약 가방이 된다면 | 플라네타륨 | 공 | 트램펄린 | 열세 고개 너머 너머 | 종이비행기 | 욕실 슬리퍼 | 수영장에서 | 복도엔 | 혼자 놀기 | 옷이 너무 깊어서 | 오늘 수집가

제2부 참외 배 타고 깻잎 이불 덮고
바다를 신다 | 봄을 튼다 | 둥글어서 | 참외 배 | 숨 | 바람 조각 | 소나기 | 그날 | 생각 엮기 | 깻잎 이불 | 우산 | 아침 해 | 한낮, 교실

제3부 고양이는 둥글다
둥근 안경이 응응 | 빈집 | 구름 | 높고 녹는 산 | 퍼즐 길 | 전봇대 이야기 | 안내 방송 | 거미 | 갯벌 | 내 품 안에 밤 | 무릎 | 달 | 고양이는 둥글다

제4부 어쩌면 오늘은
고치의 시간 | 헨젤 | 검은 비 | 택배 | 손톱 달 | 이사 | 도넛의 마음 | 검정 비닐봉지 속에는 | 함박눈 | 네가 웃을 때 | 스노볼 | 부푼다 | 오늘은

해설|닫힘에서 열림으로_김제곤
시인의 말
오늘날의 어린이를 향한 빛나는 통찰과 상상력
독보적인 창의력으로 매만진 언어의 동시집

김물 시인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사물들이 다른 느낌으로 읽히도록 하는 개성 넘치는 비유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으며 등단했다. 독특하고 강렬한 언어 세계를 지닌 시인이 오랜 습작 끝에 한 권의 동시집으로 엮어 낸 『오늘 수집가』에는 그간의 기다림이 아쉽지 않을 정도로 참신한 동시가 넉넉히 담겼다. 시인은 어딘가에 매여 있고 자유에 대한 갈망을 느끼는 어린이를 자주 그려 내는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어린이들이 마음껏 상상하고 꿈꿀 수 있도록 무한한 공간 또한 마련하였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시인의 빼어난 언어적 역량이다.

우주를 켠다//네모난 방 안/흩뿌려진 별들//탈탈 속을 비워 낸 책가방에/산소를 가득 채워 메고//침대에 솟아오른 이불 산맥 위/겅중겅중 우주인의 걸음을 걷는다/방방 뛰어오른다//(…//흘러내린/우주복 고무줄을 끌어 올린다//다시, 다리를 뗀다/우주 속을 걷는다 ― 「플라네타륨」 부분

어두운 방 안은 폐쇄적인 공간으로도 보이지만 시인의 눈길을 거치면 광활한 우주로 거듭난다. 텅 빈 책가방은 산소가 가득 든 산소통이 되고, 이불은 화자를 재우는 것이 아니라 화자의 걸음을 깨우는 외딴 행성의 표면이 되며, 잠옷은 훌륭한 우주복이 된다. 뿐만 아니라 “보드랍고 캄캄”한 밤이 된 ‘옷 속’에서는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든 만날 수 있”으며 “명왕성 하늘을 날아다니다/지구 속 내 방까지 1초도 안 걸려 도착”(「옷이 너무 깊어서」할 수도 있다.

익숙한 낱말로 돋보이는 언어를 만들어 내는 것은 김물 시인의 특장점이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는 행위를 보고 ‘바다를 신다’라는 신선한 의미를 발생시키며 읽는 이의 감각을 자극한다. ‘오늘을 수집하다’ ‘옷이 깊다’ ‘봄이 쏟아진다’와 같은 표현 모두 그만의 독특한 말법에서 비롯되었다. 『오늘 수집가』에는 “언어의 지시적 기능 이상을 넘보지 못하는 우리들의 일상어가 따르지 못할”(김제곤,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