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너무너무 귀엽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를 좋아해서 질투 나지만 우주는 우리들의 슈퍼스타가 됐다. 아이들은 아파트 놀이터로 놀러 와 우주를 쓰다듬어 주었고, 먹을 것을 주고 나뭇가지나 강아지풀로 놀아줬다. 나 역시 엄마를 졸라 고양이 사료를 사서 매일 우주에게 깨끗한 물과 밥을 주기 시작했다. 내가 고양이에게 ‘우주’라는 이름을 지어준 때도 이즈음이다.
우주는 이렇게 이름이 많은 고양이다. 그만큼 사랑받고 있다. 우리는 힘을 모아보기로 했다. 관리소가 코앞이지만 차마 찾아가서 말할 용기는 없다. 생각만 해도 식은땀이 나고 혼날 것만 같다. 나는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와 종이를 펼쳤다.
“우리 생각을 여기에 쓰자.”
어른들의 대화를 듣던 우리는 우울해졌다. 잘못한 게 없는데 잘못한 것만 같았다. 이후로는 밤에 몰래 고양이 밥을 줬다. 낮에도 어른들이 있을 때는 우주 이름을 크게 부를 수 없었다.
밥 먹고 간식 먹은 식탁의 뒷정리도 잊지 않았다. 잠자기 전에 책도 읽고, 휴대폰 게임 시간도 줄였다. 우주는 내가 키워야 하니까 해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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