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엉터리 호랑이
어떻게 참을까?
호랑이
받아쓰기
혼내기
착한 어린이
가르침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나는 모르는 척해요
봄
자장가
밤
과학자
나라는 애
용서
2부 칸이 많이 필요해
소 그리기
칸 만들기
싫어
욕
글쓰기
개미
동요
뽑기 해 먹기
큰 고무신
십자가
장미
뭐가 되려고 그러니~
두꺼운 책
해골바가지
감기
마른 우물
16층에 엘리베이터가 서서 정말 다행이다
대본 읽기
피아니스트
별
3부 도화지 한 장이면 충분해
365
깨진 꽃병
로봇 만들기
현실적으로 생각해
나쁜 동시
엄마가 숙제하라고 했는데 잠깐만 놀고 하려고 놀이터에 갔다가 미끄럼틀에서 넘어져서 이빨이 부러져 치과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어쩌다 이랬냐고 물어서 한 말
할아버지 불알
틀니 잃어버린 신발
늙은 가수
가수
밤 잡기
생선가시
참새도 이름이 있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 보는 것
시계
인생
“음악도 내게 위로가 되지 못할 때 동시는 내가 숨을 수 있는 다락방이 됐고
그 방에서 다시 세상에 내려오게 해 준 사다리가 돼 주었다.”
김창완은 동심을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한다. “금지된 것, 벽이 된 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지만 실행하지 못한 부족함” 때문에 동시를 쓰게 된 것이 어느덧 200여 편. 그중 51편을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에 먼저 실었다. 1부에는 김창완이라는 아이, 2부에는 현재의 김창완을 구성해 온 것, 3부에는 긴 호흡으로 걸어왔던 삶의 순간순간 세상을 향해 놓지 않은 질문과 답을 담았다. 세련된 그림 기법과 깊은 해석으로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오정택 화가의 그림들 속에 숨겨진 히든트랙처럼, 김창완이 직접 그린 그림(「소 그리기」과 손글씨(「칸 만들기」도 만날 수 있다. 아이 김창완, 어른 김창완, 가수 김창완, 연기자 김창완, 시인 김창완…… 아무 김창완들이 마음이 흐르는 대로 쓴 동시를 감상하는 첫 번째 방법은 그냥 즐기기. 주석과 해석 없이 마음껏 즐기는 것. 산울림의 “우리 같이 놀아요”나 “산할아버지 구름모자 썼네”라는 노랫말이 골목을 흔들었던 8, 90년대를 기억하는 어른들, 노래보다 연기로 더 잘 알고 있을 2019년의 어린이들 모두에게 그의 첫 동시집은 ‘네 맘이 내 맘’인 단짝처럼 반갑고 시야가 탁 트이는 해방감을 맛보게 해 줄 것이다.
얘들아, 노올자~
동심이 비눗방울처럼 터지는 소리, 방이봉방방
‘방이봉방방’은 개가 뀌는 방귀소리를 흉내 내는 의성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개는 그냥 길거리에 어슬렁거리는 개가 아니고 「받아쓰기」 동시 중에 등장하는 무지개다. 아름다운 무지개의 방귀는 해소를 말한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방귀 소리로 둔갑해 들려온다. 방귀처럼 부끄러운 소리가 어디 있을까? 무지개가 방귀를 뀌었으니 얼굴 빨개질 일이다. 동심이 비눗방울처럼 터지는 소리 ‘방이봉방방’._김창완
숨기고 있던 것을 드러내어 서로 경계를 허물고 소통의 장이 더 넓어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