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뚱냥 둥이의 특별한 능력!
글자를 핥으면 온몸으로 맛이 느껴진다옹~
“아이쿠! 임신했나 보네요.”
가스 검침원 아저씨, 택배 아저씨 등 둥이를 처음 본 사람들이 이렇게 말할 때마다 둥이 아빠는 목젖이 흔들리도록 웃으며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리 둥이는 수놈입니다. 12킬로나 되는 뚱냥이에요! 하하하!”
둥이를 ‘뚱이’라고 부르면서 신나게 놀려 대곤 하는 아빠가 잔뜩 풀이 죽을 때가 있어요. 잔뜩 멋 부리고 나간 소개팅이 잘 안된 날이지요. 그럴 때 둥이는 묘하게 통쾌하다가도 아빠 기분을 풀어 주려 애씁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옆집에 이사 온 이웃이 드라이버를 빌리러 왔어요. 둥이가 이제껏 본 여자 사람 중에 제일 예뻤지요. 옆집 여자는 후추라는 고양이를 키운다면서 둥이랑 후추가 친구 하면 되겠다고 좋아했어요.
그날 이후로 둥이 아빠는 완전히 바뀌었어요. 집안 정리도 싹 하고, 샤워도 자주 하고, 시집을 사 와서 읽고 또 읽었어요. 둥이를 껴안고 같은 시를 열 번씩 읽는 바람에 둥이는 시를 다 외워 버렸답니다.
그리고 아빠가 두 번째로 사 온 시집을 혼자 읽어 내려가던 둥이에게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단무지]라는 글자를 핥았더니 달고 짭조름한 맛이 느껴졌고, [시금치]라는 글자를 핥자 온몸이 초록색으로 물드는 느낌이 들지 뭐예요!
글자의 맛을 온몸으로 느끼는 신기한 능력을 가지게 된 둥이. 그 능력을 발휘할 순간이 올까요?
쌀쌀맞은 옆집 고양이 후추랑은
도저히 친구가 될 수 없을 것 같다옹~
둥이와 후추의 첫 만남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첫인상부터 까칠한 후추 앞에서 둥이는 갑자기 재채기가 나왔어요.
“옹취!”
둥이가 미안하다고 하는데도 후추는 얼굴에 튄 침을 털어 내며 짜증을 냈어요. 또 후추는 둥이 아빠가 책을 읽고 있었다는 말이 거짓말 아니냐며 무시하듯 말했어요. 둥이는 얼음같이 차가운 말투에 마음까지 배배 꼬인 후추와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들지 않았답니다.
그런 둥이 마음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