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자를 위한 서문 11
프롤로그 거짓말에 관하여 질문할 시간 14
거짓말은 권력이다 35
거짓말하기 47
거짓말은 진실의 반대일까|거짓말, 자유의 가능성|의식적이지만 은밀한 유도|매체와 도구|인지 능력, 전략, 조작
거짓말쟁이 62
거짓말쟁이에게 배울 만한 것|창조성과 거짓말의 차이|거짓말은 세계를 새롭게 지어내지 못한다|거짓말하기라는 인간적 능력
거짓 76
성찰 대상으로서의 거짓말|마치 진실한 것처럼|신뢰의 붕괴|진심 그리고 기대|권력은 동의를 필요로 한다|폭력과 권력의 문제 또는 독백과 대화의 차이
속는 자 97
거짓말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진실에 관심을 가질 때|속는 자|세계와의 관계를 공유하는 일|거짓의 구속|전술적 인용으로서의 속임수|유혹
거짓말은 대화다 112
인생의 거짓말|무지와 자기기만|거짓에 의존한 인생
앎으로서의 거짓말 125
거짓말은 방향을 비트는 것이다 133
의심|법정의 진실 공방|왜 진실과 거짓말을 구별하기가 어려운가|거짓말의 기억과 재구성|거짓말은 사실로 존재한다
우리는 누구를 믿는가 153
영향과 믿음|애매한 메시지를 주는 사람|누군가를 쉽게 거짓말쟁이로 판단하는 것도 문제다|확신한다는 착각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 163
지식, 믿음, 의견|지식 수준과 이성 비판 능력의 바로미터
우리는 무엇으로 믿는가 171
매체의 이용|거짓말 기술의 고도화
왜 우리는 믿으려 할까 178
생각할 줄 안다는 것의 불행|생각의 미학|이해관계라는 공통의 목적
권력의 피안 187
사치로서의 진실 191
속마음을 말하면 외로워진다|진실의 무거움|공모|진실을 다루는 규칙과 한 줌의 거짓말
거짓으로서의 세계 200
이 세상에 확실한 것이 있을까|속임수의 가능성으로서의 세계|우리는 세계에 속을 따름이다|거짓의 피안
타인의 시선 215
나 자신만 올바르면 그만이다?|진실의 힘|거짓말을 확률로 알아낼 수 있을까|열려 있음
너를 향한 의지 223
‘너’를 어
■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한 현실, ‘거짓말’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
‘가짜 뉴스’가 전 세계적으로 문제다. 힘이 가장 센 나라의 대통령이 가짜 뉴스를 능수능란하게 이용한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심지어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뉴스를 가짜 뉴스라고 매도하기까지 한다. 가짜 뉴스의 본질적 특성을 그만큼 잘 아는 이도 드물 것이다. 이전 시대에 가짜 뉴스 같은 것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가가 공식적으로 거짓말을 퍼뜨린 사례는 헤아릴 수 없다. 국가가 하는 거짓말이 공식 언로를 통해 그대로 주입되는 사회가 이른바 ‘전체주의’이다. 그런데 지금 가짜 뉴스가 문제인 이유는 가짜 뉴스를 만들고 유통하는 채널이 이전 시대와 확연히 다르게 늘어났으며, 그 기술 역시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데 있다. 이제 사람들은 자기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의견을 사실로 위장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이는 1인 유튜브 방송을 하는 개인부터 국가의 거대 정당이나 언론사에 이르기까지 다르지 않다. 세상의 정보와 사실을 취합하여 전하는 일을 하는 언론은 더 이상 ‘신뢰’의 대명사가 아니다. 오히려 언론은 ‘신뢰할 수 없는 화자’처럼 수용자에게 해석의 대상이 되었다. 누구라도 언론이 될 수 있는 미디어의 민주화, 개인의 의견을 마음껏 개진하는 표현의 자유가 역설적으로 거짓 정보를 생성하고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인간이 애써 만든 윤리와 법 제도를 위협하는 말들을 이제는 공공연하게 SNS와 웹사이트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불행하게도 그 말들은 윤리와 법 너머의 인간 본성을 향해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이러한 거짓말은 사소하지 않다.
거짓말이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되었지만, 지금처럼 대놓고 또 교묘하게 거짓말을 하고, 그 반대편에서는 이 거짓말의 진의를 드러내고자 노력하는 시대도 따로 없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한 현실, 지금은 ‘거짓말’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다.
■ 학문의 거짓말, 역사의 거짓말 그리고 거짓말로 이루어진 세계에 대하여
『거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