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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사회해방과 국가의 재발명 : 볼리비아의 탈식민적 복수국민국가 변혁과 대중대학 운동 - 카이로스 총서 88
저자 보아벤투라 드 소우자 산투스
출판사 갈무리
출판일 2022-11-18
정가 20,000원
ISBN 9788961953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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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5
추천의 글 9

1장 사회해방을 재발명하기 19
2장 21세기 대학에 대한 토론 59
3장 오늘날 사회과학의 도전 164
4장 사회운동을 위한 ‘대중대학’에 대한 토론 198
5장 국가의 재발명과 복수국민국가 230
6장 <볼리비아 원주민 종족 연맹> 회원 및 대표자들과의 만남 302

옮긴이의 말 316

땅이 우리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땅에 속하는 것입니다

콜롬비아의 한 대학의 민법 강의실에서 토지 거래와 개인 재산권에 대한 설명을 듣던 원주민 학생이 교수에게 말했다. “우리 공동체에서 토지 매매는 불가능합니다. 땅이 우리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땅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교수가 답했다. “나는 지금 지식을 가르치고 있고,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보아벤투라 드 소우자 산투스가 콜롬비아에서 정의와 민주주의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법대 1학년에 재학 중이던 그의 조교가 겪은 일이다. 드 소우자 산투스는 『사회해방과 국가의 재발명』에 수록된 발표문들에서 여러 차례 이 사례를 언급한다.
산투스는 민법 교수가 “내가 가르치는 것이 지식”이라고 선언한 그 순간 원주민 학생은 지식을 모르는 무지한 자가 되었다고 본다. 민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원주민 공동체에서 배운 고유의 지식을 잊어야만 한다. 저자에 따르면 대학은 과학 지식의 단일문화를 방어하고 역사상 가장 극적인 범죄인 ‘인식론적 살해’에 공모해온 기관이다. ‘인식론적 살해’는 농민의 지식, 원주민의 지식, 아프리카계 후손의 지식에 죽음을 선고한 것이다. 그리고 지식의 죽음은 이 지식을 사용하는 사회 집단을 살해한 것과도 같았다.

‘지식의 생태학’을 창출해야 한다

볼리비아의 행정 수도 라빠스 북쪽에 거주하는 원주민 집단 빠까우아라족 공동체에는 사회적으로 인간 부모가 없고, 모두가 형제 관계를 맺는다. 대신 나무들이 이들에게는 부모이다. 빠까우아라족은 오늘날 빈곤이라는 야만 때문에 나무를 베어서 팔아야만 먹고살 수 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서는 이런 상황이 그들에게 자살행위와 같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다. 드 소우자 산투스는 이를 식민주의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독해한다. 지식의 식민주의는 서구 중심적 세계관과는 전혀 다른 우주관 속에서 살아가는 원주민들의 사유를 후진적인 것, 야만적인 것, 뒤처진 것으로 규정하고 묵살해왔다. 그래서 산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