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아가씨들의 그늘에서』의 줄거리
『활짝 핀 아가씨들의 그늘에서』는 크게 둘로 나뉘어 있다. 먼저 제1부에 해당하는 「스완 부인의 주변에서」는 마르셀이 다양한 관계의 인물들과 교제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마르셀은 아직 자신의 문학적 취향이나 예술적 시각을 명확하게 정립하지 못하여 타인, 특히 드 노르푸아나 베르고트의 말이나 생각에 흔들린다. 하지만 동시에 어떻게 해서든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자 발버둥 친다. 또 그는 질베르트와 만나고 헤어지며 사랑에 관한 깊은 통찰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마르셀이 작가로서 자의식을 다지면서도 사랑으로 인한 감정의 굴곡도 거뜬히 견디며 성숙한 예술가로 성장해 나가는 시행착오가 제1부의 핵심 내용일 것이다.
제2부인 「고장의 이름: 고장」에서 마르셀은 질베르트와의 이별을 뒤로하고 발벡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마르셀은 아름다운 ‘활짝 핀 아가씨들’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특히 질베르트에게 품었던 연정의 감정이 알베르틴으로 향하며 마르셀의 사랑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한편 욕망에 눈이 멀어 갈팡질팡하던 마르셀의 시야를 열어 준 이는 엘스티르다. 엘스티르는 마르셀의 정신적 멘토가 되어 그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예술품에 담긴 서사의 비밀을 드러내 보여준다. 그러나 혈기 왕성한 마르셀에게는 이러한 가르침이 불러온 지적이고 예술적인 감흥도 ‘활짝 핀 아가씨들’이 내뿜는 매력보다 강할 수 없었던 듯싶다. 결론적으로 『활짝 핀 아가씨들의 그늘에서』는 마르셀의 삶의 거대한 두 축인 ‘사랑’과 ‘예술’의 면면을 보여준다. 곧 소설은 그 자체로 마르셀이 ‘사랑’의 본질에 대해 깨달으면서도 ‘예술’을 대하는 관점을 확립하는 성장기로 보일 뿐만 아니라 프루스트가 자신의 젊은 시절을 그려낸 초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만화가가 한 땀씩 수놓은 이미지
본문에서 노란색 바탕의 지문 부분은 프루스트 소설의 원문을 인용한 것이며, 주로 인물들의 대화를 담은 풍선 부분은 만화가 스테판 외에가 각색하거나 창작한 것이다. 원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