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받는 영혼의 치유와 위로를 위한 철학적 대화편
- 닷새간 죽음과 육체적 고통의 두려움, 격정과 외적인 악을 묻고 답하다
기원전 45년에 저술된 『투스쿨룸 대화』는 전체 다섯 권으로 구성된 철학적 대화편으로 플라톤의 대화편처럼 극적 장치를 갖추고 있다. 가상의 대화자들이 5일 동안 진행된 대화를 정리한 것으로, 대화자들 가운데 한 명은 학생이고 다른 한 명은 선생이며, 학생의 질문에 선생이 대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기원전 45년은 카이사르의 독재정이 한창이던 시절이었다. 정치적으로 공화정을 지지하던 키케로가 정치 일선에서 밀려나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개인적으로 키케로는 이러한 정치적 시련에 더불어 사랑하던 딸 툴리아의 죽음을 지켜보아야 했다. 이런 고통 속에서 키케로는 ‘행복’을 주제로 하는 두 권의 책을 완성한다. 『투스쿨룸 대화』와 『최고선악론』이 그것이다. 따라서 『최고선악론』과 『투스쿨룸 대화』는 다루는 주제에 있어 연속성을 갖고 있다. 『최고선악론』이 ‘덕을 가진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명제를 다루고 있다면, 『투스쿨룸 대화』는 ‘고통은 덕을 가진 사람에게서 행복을 앗아갈 수 없다’라는 명제를 논의한다. 제1권은 죽음의 두려움을, 제2권은 육체적 고통에 대한 두려움을, 제3권과 제4권은 격정을, 제5권은 외적인 악을 다룬다.
비대칭적인 대화라는 점에서 플라톤의 대화편과 차이
로마인들에게 철학에 관심을 호소하는 서문
닷새 동안의 대화를 하루 단위로 기록한 『투스쿨룸 대화』는 각 권마다 두 명의 대화자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토론에 참여하고 있는 두 사람이 토론에 참여하는 정도를 놓고 보면 플라톤의 대화편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사실상 한 명이 토론을 주도하고 있으며, 다른 한 명은 상대방에게 토론 진행상의 필요에 따라 최초의 질문을 던지는 역할만을 수행하는 등 역할이 매우 작다. 또 본론에 앞서 예비적 대화가 시작되고 이어 토론 주도자의 긴 강연이 이어지면서 각 권의 주요 부분을 구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