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1부 권력에 도전하는 목소리들―조선 후기 여성의 공적 발언
1장 상언
1. 임금을 향해 올린 글
2. 궐문 밖 상언 현장
3. 국가와 가족, 법과 윤리 사이에서 따지다
아들의 목숨 구하기|국법을 어긴 데 대한 해명|남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용서받기 어려운 죄인 줄은 알지만
4. 여성 상언의 말하기 전략과 정치성
그들의 말하기 전략|상언의 화자에서 사건의 주체로
2장 원정原情
1. 관습에 도전한 목소리들
2. 딸을 재가시킨 어머니의 항변
3. 어느 종부의 원정: 《규한록》
불에 넣지 마시고 읽어 주시길|물은 건널수록 깊고 산은 넘을수록 험하여|종가 보존하사이다|천지를 뚫고 깨치올 듯 물 솟는 듯 쏟아 낸 말들
3장 상소문
1. 기생 초월의 정치 비판
무능한 남편, 어지러운 조정|정치와 일상을 오가는 말하기
2부 신문 한 귀퉁이에서 세상을 향해 말하다―근대 계몽기 여성의 공적 발언
1장 통문과 상소
1. 여성군자들이 되게 하려 이제 여학교를 창설하니, 〈여학교설시통문〉
2. 찬양회의 상소와 기생 농희의 상소
여학교를 설립하여 문명한 나라로|구경거리가 된 축첩 반대 시위|정치적 폐단을 지적한 기생 농희
2장 신문의 등장과 여성의 독자 투고
1. 신문의 등장
2. 여성독자의 투고 상황
3장 여성계의 새 사상으로 참여하고 연대한다―여성 독자 투고의 내용
1. 여성교육에 대한 강력한 문제 제기
여자교육이 없어서는 안 된다|김운곡의 남녀교육 동등론|이지춘의 여자교육 시급론과 장경주의 여자교육론|남녀 동등, 여자의 독립, 여자 사회 발전을 위한 여성교육의 필요성
2. 부인계의 새 사상, 남녀동등사상
한국 부인계의 새 사상, 자유와 평등|여성을 위한 의료의 필요성|여성의 힘, 윤정원의 여성 인식
3. 시국 문제에 대한 적극적 견해 표출
국가 재정에 대한 평안도 여노인의 의견|열강의 침략에 대한 유식한 여노인의 경고|국채보상운동 참여를 촉구하는 목소리들|부인계에 권고함|신교육
단순한 발췌 - 나열을 넘어선 ‘경청’
17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를 조선 후기와 근대 계몽기로 나눠 여성들의 글을 살핀 이 책은 인용된 글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새삼스럽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딸이 양반가 첩으로 들어가자 절개를 지키지 않았다고 잡혀가자 사회적 비난은 받을 수 있을지언정 관의 처벌을 받을 일은 아니라 항변한 조원서의 처가 올린 원정(76쪽은 논리정연한 항변의 예이다. 한데 이 책은 그저 단순한 발췌?인용이나 기계적 나열에 그치지 않는다. 글에 얽힌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짚어 이해를 돕는 것은 적극적인 해석으로 여성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를테면 1908년 《대한매일신보》에 남녀동등사상을 설파한 김송재의 글을 한문판에서는 “남자에게만 맡겨 두지 아니함이 우리 여사의 의무일까 하노라” 등 여성의 각성을 촉구하는 구절을 뺀 점을 지적하며 주독자층인 남성들을 의식한 듯하다고 본 대목(172쪽이 그렇다.
권력 앞에서도 당당히 따지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인용된 글들이 흥미롭다. 권력에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히 할 말을 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신선하다. 19세기 후반 우의정을 지낸 심상규의 손자 심희순의 첩이라는 기생 출신 초월이 시국의 적폐를 고발하고 개선책을 제시한 상소문은 지금 봐도 놀라울 정도다.
“사람됨이 특히 모자라고, 행동이 경솔하고 무례하며 가난한 선비를 능멸하고 사람들을 무시하며”, “지각이 없어 소견이 어둡고 생각이 막혀 있으니 밥 부대일 뿐”이라고 남편을 비판하며 삭탈관직해 시골에 보내 10년간 성현의 글만 읽도록 하면 좋겠다고 하니 말이다(100쪽.
1899년 북촌 부인들이 주축이 된 찬양회가 축첩 반대 상소를 올리면서 고종 황제에게 “상감께서 먼저 후궁을 물리치시고 공경대부로부터 미관말직과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 절대로 첩을 두지 말라는 칙령을 내려 줍소서”라고 한 것(128쪽은 또 어떤가.
분발을 촉구하고 평등을 꿈꾸다
근대 계몽기 들어선 여성들을 주 독자층으로 삼아 순한글로 간행한 제국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