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글
프롤로그 : 글자들의 숲길에서
I. 유럽과 아시아의 글자 풍경
알프스 북쪽 침엽수 같은, 알프스 남쪽 활엽수 같은 글자들
루터의 망치 소리 근대를 깨우고
짧지만 아름답던 벨 에포크, 삶의 찬란한 기쁨 유겐트슈틸
대륙 유럽 너머의 글자 생태계
로마자의 독특한 낱글자들 그리고 로마자 너머
뉴욕에 헬베티카, 서울에 서울서체
홍콩의 한자와 로마자, 너는 너대로, 다르면 다른 대로
터키의 고대 문자, 지중해의 패권을 둘러싼 고된 세력 다툼
아랍 문자의 기하학 우주에는 빈 공간이 없다
인도, 활기 넘치는 색채의 나라
II. 한글, 한국인의 눈과 마음에 담기는 풍경
한국어의 ‘사랑’, 다섯 소리로 충만한 한 단어
세종대왕의 편지, 한글의 글자 공간
궁체, 글자와 권력 그리고 한글과 여성
명조체, 드러날 듯 말 듯 착실히 일하는 본문 글자체
흘림체, 인간 신체의 한계가 만든 아름다움
2010년대 한글 글자체 디자인의 흐름
III. 우주와 자연, 과학과 기술에 반응하는 글자
글자체가 생명을 구하고 운명을 가를 수 있을까
붓이, 종이가, 먹물이, 몸이 서로 힘을 주고 힘을 받고
큰 글자는 보기 좋게, 작은 글자는 읽기 좋게
길 산스 울트라 볼드 i, 각각의 문제와 각각의 해결책
인공지능과 독일의 자동차 번호판 위조 방지 글자체
일본 도로 위 상대성 타이포그래피
네덜란드 글자체 디자이너가 직지를 만나 세 번 놀랐을 때
IV. 자국과 흔적을 사색하는 시간
악보 위에 피어난 꽃
한 방울 잉크 자국이 들려주는 이야기
눈 내리는 우키요에
눈으로 듣는 짧은 시, 소리로 보는 작은 그림
용어 정리
이미지 출처
보는 관점이 달라지면 보이는 풍경도 달라진다
글자가 품은 스물일곱 가지 색다른 세상
여기 ‘사랑’이라는 글자가 있다. 인류학자라면 문화권마다 다른 ‘사랑의 표현 방식’에 대해 말할 것이고, 언어학자라면 문자권마다 다른 표기, 즉 한글의 ‘사랑’과 로마자의 ‘LOVE’와 한자 ‘愛’에 대해 논할 것이다. 그렇다면 타이포그래피 연구자는 어떨까? 타이포그래피 연구자라면 글자의 형태를 관찰하여 사랑을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세상은 어떤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같은 풍경도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글자 풍경』은 타이포그래피 연구자의 시선으로 낯설게, 인문적 시선으로 통찰력 있게 글자에 아로새겨진 세상을 바라봄으로써,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던 픙경 과 마주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저자 유지원은 타이포그래피 연구자이지만 예술, 과학, 철학 등 여러 분야를 총망라한 종합적 글쓰기를 시도함으로써 자기만의 고유한 목소리를 과감히 드러낸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저자가 두 발로 개척한 새로운 등산로로 직접 독자들을 안내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만큼 저자의 시선과 글이 새롭고 독창적이다.
한편 을유문화사는 광복과 함께 출발하여, 그 첫 책으로 여성 작가 이각경 선생의 한글 습자 책인 『가정 글씨 체첩』을 출간하였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인데, 이러한 해에 을유문화사에서 뜻깊게도 세계 글자의 형태와 관련한 책이 나오게 되었다.
우리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독창적인 시선
예술과 과학 그리고 철학을 아우르는 글자 인문학
『글자 풍경』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는 유럽과 아시아의 글자 풍경을 다룬다. 독일, 이탈리아, 미국, 영국, 스페인, 터키, 인도, 홍콩 등 다양한 나라에서 글자가 빚어낸 도시 풍경을 그린다. 세계 최대 도시 뉴욕을 글자체 중심으로 본다면, 화려한 네온사인과 고층빌딩보다 대중교통 사인시스템을 장식한 직선 형태의 모던